[市場萬事-행복을 파는 충청시장] 26. 서천특화시장
수산물동·농산물동·먹거리동·잡화동 구성
금강·서해 만나는 기수역… 수산물 품질 두각
봄 주황빛 알 찬 꽃게·탱글탱글 갑오징어
여름 입맛 당기는 병어·농어·쥐노래미·민어
가을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
겨울 살 찌운 모든 생선·물메기·새조개 별미
반건조 박대·조기 등 반찬거리, 건어물 풍성
오징어·꼴뚜기 등 젓갈 저렴한 가격에 판매
문화·관광 자원 연계… 관광지 시장 발돋움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새조개, 주꾸미, 관자 등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새조개, 주꾸미, 관자 등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충남 서해안 남쪽 끝자락에 위치한 인구 5만 명의 작은 농어촌 도시 서천. 이곳은 조용하고 한적한 농어촌도시의 전형이지만 늘 활력이 넘친다. 제철 해산물을 맛보기 위해 서천을 찾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서천의 중심엔 펄떡펄떡 뛰는 심장처럼 힘이 느껴지는 서천특화시장이 있다.

◆강과 바다가 만나는 천혜의 자연

서천특화시장은 2001년 75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연면적 6500㎡, 지상 2층 규모로 조성이 시작됐으며 점포와 노점, 식당 등 편의시설을 고루 갖춘 현대식 특화시장으로 2004년 9월 완공됐다. 건물은 크게 수산물동, 농산물동, 먹거리동, 잡화동으로 구성됐으며 매월 2일과 7일 서천장날엔 서천특화시장 건물 주변과 맞은편 인도에 노점이 열린다.

바다와 인접한 도시답게 서천특화시장에서는 수산물동이 가장 눈에 띈다. 금강과 서해가 만나는 기수역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서천은 수산물의 ‘품질’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맛과 향으로 이름 높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충남 ‘김’ 원초 생산량의 95%를 서천이 담당한다. 이와 함께 꽃게, 주꾸미, 박대 등 연안에서 잡히는 해산물이 풍부하다.

시장 수산물동 상인들은 대부분 어선도 함께 운영한다. 매일 새벽, 서천에서 갓 잡은 수산물이 그대로 시장으로 들어온다. 시장에서 가장 멀리 있는 항구도 30분이면 도착해 싱싱함, 신선함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또 농산물동에서는 서천군 기름진 땅에서 수확한 쌀, 블루베리, 수박, 머위, 부추 등 다양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서천군은 10%의 할인 혜택(예산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는 ‘서천사랑상품권’을 종이와 모바일 앱 ‘지역상품권 chak’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서천특화시장 점포 대부분이 가맹점이라 이곳에서 상품권을 통해 농수산물을 구입하면 그만큼 이득이다.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갑오징어 선어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갑오징어 선어

◆사계절 제철 해산물의 천국

‘바다’가 있는 지역으로 여행을 떠나면 회와 매운탕, 조개구이 등 해산물의 진미를 맛보는 게 진리다. 물론 제철 해산물의 진미는 말로 형용할 수가 없다. 서천특화시장 수산물동을 방문할 예정이라면 언제라도 별미로 꼽히는 각종 수산물이 방문객을 맞이한다.

날이 풀리는 봄이면 밥알 같이 생긴 고소한 알을 가득 품은 주꾸미와 주황빛 알이 꽉 찬 꽃게, 탱글탱글한 식감의 갑오징어, 도다리, 간재미가 있고 여름에는 병어, 농어, 쥐노래미, 민어, 숭어가 미식가의 입맛을 당긴다. 가을이면 ‘집 나간 며느리도 돌아온다’는 전어와 살이 가득 찬 꽃게, 진한 단맛을 내는 대하, 한껏 살이 오른 고등어 등이, 찬바람이 드는 겨울에는 추위에 대비해 왕성한 먹이활동을 하며 살을 찌운 모든 생선들과 서천의 별미 물메기, 새조개 등이 있다. 계절의 별미와 진미를 언제나 맛볼 수 있다는 게 서천특화시장의 가장 큰 매력이다.

수산물동에서 구입한 제철 해산물은 수산물동 2층에 위치한 16개의 식당에서 상차림비와 조리가 필요한 경우 조리비만 내고 바로 맛볼 수도 있다. 바다와 평생을 함께한 가게 주인들이 최고의 맛을 느낄 수 있게 조리해준다. 가까운 곳에서 숙박하며 먹거나, 조리할 계획이라면 농산물동에서 신선한 야채를 함께 구입해 조리하면 서천의 청정 바다와 기름진 옥토의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다.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갑오징어 등 활어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갑오징어 등 활어 

◆‘한 번만 들러봐~’ 반찬 걱정 끝

시장 수산물동에서 활어만 취급한다고 생각하면 놀랄 일이 하나 더 있다. 시장에서는 반건조 박대와 조기, 우럭, 갈치, 오징어 등 집에서 손쉽게 굽거나 쪄서, 또는 조림으로 먹을 수 있는 반찬거리와 함께 멸치, 새우, 김, 파래, 미역 등 다양한 건어물을 판매하고 있다. 또 새우, 바지락, 조개, 오징어, 명란, 낙지, 황석어, 꼴뚜기, 창란 등 다양한 종류의 젓갈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무더운 날씨나 여행 일정으로 직접 들고 다니기 어렵다면 아이스박스에 꼼꼼하게 포장해 택배 배송도 해주니 걱정하지 않고 마음껏 고르기만 하면 된다.

농산물동과 잡화동에서도 서천에서 기른 돼지, 소, 닭고기와 ‘착한 달걀’로 방송에 소개된 동물복지 유정란을 판매하고 있으며 서천의 대표 특산품인 한산소곡주, 마찬가지로 대표 특산품인 한산모시를 이용해 만든 모시떡 등 다양한 상품을 만날 수 있다.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주꾸미
수산물동에서 판매하는 주꾸미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장

서천특화시장은 지역민이 단순히 장을 보는 시장으로의 기능에서 벗어나 그 자체로 유명 ‘관광지’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2016년 중소기업청 주관 ‘문화관광형시장’에 충남에서 유일하게 선정돼 2018년까지 3년간 9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지역 문화·관광 자원과 연계한 쇼핑, 체험, 관광 콘텐츠 개발을 펼치며 관광명소형 시장으로 발돋움했다.

시장투어 프로그램부터 시장 홍보 이벤트, 점포별 특색 있는 간판 설치, 대형 전광판과 시장 내 대형TV 설치 등의 기반을 닦고 상인들을 대상으로 10회에 걸쳐 역량개발 특성화 교육을 진행했다.

이에 맞춰 특화시장 상인회에서도 상차림 가격 통일, 주변 환경 정비, 서비스 개선 등의 자정 노력을 이어가며 2017년 강원도 정선에서 열린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전통시장 활성화 부문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문화관광형시장 사업이 종료된 이듬해인 2019년에는 중소벤처기업부의 ‘지역선도형 시장 육성 사업’에 전국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며 또다시 3년간 9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특화상품 및 서비스 개발, 마케팅 및 홍보, ICT 융복합 및 디자인 경영, 3대 서비스 및 2대 역량 강화 사업을 추진 목표로 한 단계 더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 이를 통해 상인·주민 동아리 복합문화공간 조성, 특화거리 활성화를 위한 서해동백포차 운영, 시장 디자인 환경 개선, ‘놀러와요 시장’ 앱 도입, 라디오 방송국 ‘놀장방송국’ 개국, 버스킹 및 각종 문화 공연 추진 등을 진행했다.

이외에도 2021년도 전통시장 및 상점가 시설 현대화 사업 공모 선정으로 공중화장실·다용도실 리모델링을 추진했으며 총사업비 55억원을 투입해 2023년까지 2층 규모의 주차타워 건립 등 보다 많은 방문객이 즐겁고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군, 상인회, 각종 사업 추진단, 서천지속가능지역재단 등 민관이 힘을 모아 지속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있다.

서천=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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