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중곤·충남본부 취재기자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어민을 가장 근심하게 하는 것은 외국인 노동자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뒤덮으며 하늘길이 막혔고, 외국인 노동자의 순환(유입·유출) 고리도 끊겼다.

그러면서 2년 전 월 200만원 안팎이던 외국인 노동자의 임금이 현재는 400만원 안팎까지 뛰었다고 어민들은 설명한다. 더욱 큰 문제는 이들의 ‘역 갑질’이다.

어민들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그룹을 이뤄 선장을 협박하는 일이 부지기수라고 토로한다.

자신이 귀하다는 것을 아니 어렵거나 힘든 일을 시키면 다른 배로 가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실제 외국인 노동자들끼리 배를 옮겨다니며 전체 시장의 임금을 높인다는 것이다.

외국인 노동자 입장에선 권리 행사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선장 입장에선 고액 투자에도 생산성을 전혀 끌어올리지 못하는 낭비다. 그렇다 보니 충남 보령 대천항에서 근해어업을 하는 한 선장은 외국인 근로자 문제로 조업을 그만두고 배를 내놓기까지 했다.

어민들은 외국인 노동자의 역 갑질을 막으려면 국적을 다양화해야 한다고 말한다.

단일 국적 노동자가 많을수록 이들의 단체행동이 강화된다는 것이다.

실제 배를 팔기로 한 대천항의 근해어업선은 외국인 노동자가 모두 단일 국적이었다고 한다. 결국 적절한 견제와 균형을 상실한 배가 멈추고, 선장과 외국인 노동자의 생계 수단 역시 끊긴 것이다. 어선만큼이나 다양성을 요하는 환경이 있다면 민주주의의 꽃인 의회다. 법을 만들고 정부를 견제하는 의회는 국민을 대표하는 소수로 구성되는 만큼 원 구성 역시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 다양성의 관점에서 볼 때, 내달 개원하는 제12대 충남도의회는 아쉬움을 남겼다.

거대 양당 소속이 아닌 후보 10명 모두 입성에 실패하면서, 정의당 의원 1명이 있었던 11대 도의회보다 소수 정당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물론 소수정당의 진입이 도민의 여러 목소리를 대변하는 실질적 다양성의 증가와 직결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때문에 새 도의회의 의원들은 가장 낮고 먼 곳까지 관심을 기울이며 도민의 목소리를 살펴야 한다.

거대 양당의 핑퐁 대결로 4년을 보내선 안 된다.

다양성을 놓는 순간 의회도 어선과 같이 멈춘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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