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디지털 금융이 가속화되면서 은행권의 채용 트렌드가 변화하고 있다.

50대 이상에서 주로 이뤄졌던 ‘희망퇴직’은 만 40세 이상까지 확대되고 있는 반면 대규모 신입사원 공채는 IT·디지털 분야 위주의 수시채용 형식으로 변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14일 지역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시중은행들은 퇴직금 규모와 각종 지원금을 더하면서 희망퇴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올 들어서만 두 차례에 걸쳐 이례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접수 중이다.

또 희망퇴직 연령도 확대되고 있다.

그동안 임금피크제를 앞둔 50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희망퇴직이 1980년대에 출생한 3040세대까지 대상자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희망퇴직 확대는 디지털 금융 가속화로 은행 점포가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중장기적으로 직원들의 인건비 등 고정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또 직원들은 핀테크·디지털 금융 확산으로 인터넷 은행 등의 인력 수요가 늘어나면서 좋은 조건에서 이직을 결심하는 경우도 많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반면 신규채용은 대규모 공채 대신 IT·디지털 위주의 경력직 채용이나 수시채용으로 대체되고 있는 모습이다.

KB국민은행의 올해 신입사원 공채는 미정으로 IT, 데이터, 경영관리(경영기획·경영지원) 전문가, 장애인, 보훈 5개 부문의 경력직 채용이 진행 중이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디지털·ICT 분야로 한정한 수시 채용과 상반기 신입사원 채용을 진행했다.

하나은행과 범농협은 코로나19 고통분담 차원에서 지역인재 채용 등 채용규모를 유지하겠다는 계획이지만 디지털 소양 평가를 위해 TOPCIT(Test Of Practical Competency in ICT)를 필기전형에서 시행할 예정이다.

이처럼 디지털 발달에 따른 은행권의 채용 트렌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지역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희망퇴직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사라지면서 대상은 더욱 확대되고 연령은 낮아질 것”이라며 “은행권 취업의 기본소양으로 디지털 능력이 요구되고 있는만큼 디지털 능력을 갖춘 취업준비생들의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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