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운영 참여·만족도 높지만 학업성취 미흡해 평가 갈려
市, 전년도 서울대 입학생 수 지방서 가장 높아… 부정시각 해소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명품교육’은 행정수도의 길을 걷는 세종시 완성의 필수불가결 요소다. 세종시 행정기능 확충은 시기적 문제일 뿐, 반드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기본 틀은 갖춰질 것이라는 게 공통된 견해. 결국 세종시 명운은 ‘교육의 질’에 달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 값이 수억 원 치솟는 행정수도에 살지 언정, 내 자녀가 좋은 교육을 받지 못한다면 이 도시를 떠날 수밖에 없다’는 인식은 자녀를 품은 모든 가정의 목소리. 그만큼 세종시교육청의 어깨가 무거운 시절로 받아들여진다. 세종시교육청은 도시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바람직한 행보를 하고 있을까. 세종교육 현주소를 시리즈를 통해 짚어본다.

1기울어진 교육 사다리

세종시교육청의 교육정책은 ‘혁신교육’에 무게를 둔다. ‘학력신장’을 최우선 과제로 꼽는 학부모에겐 다소 ‘기울어진 교육 사다리’다.

‘혁신교육’과 ‘학력신장’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을까. 이는 세종시교육청에게 주어진 숙제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이 최근 발표한 ‘2021년도 주요업무 계획’을 보면 ‘유-초-중-고 세종창의적교육과정 완성·추진’에 초점을 맞췄다.

성장 중심 교육정책의 깊이를 더하고 지성·심성·시민성의 ‘세종형 학력’이 유지·발전되도록 학교급 간 유기적으로 연계하겠다는 것. 세종에서 자란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원하는 분야의 지식을 쌓고 창의·융합과 공감·협력 역량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게 세종시교육청의 목표다. 다소 추상적 교육방향으로도 비춰지는 대목이다.

세종시교육청은 여기에 더해 혁신교육을 펼치는 주무대인 ‘혁신학교’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기존 혁신학교 13개교, 혁신자치학교 7개교에서 12개교의 신규 세종혁신학교를 추가할 계획이다.

문제는 혁신학교를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시선.

교육계 한 관계자는 “진보적 성향 교육감의 정책인 혁신학교는 수업·학교운영 참여도와 만족도를 높였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학업성취가 미흡하다는 비판이 양분화 된다”면서 “이러한 이유로 수도권 일각에선 혁신학교를 반대하는 학부모들의 반대 시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고 전했다.

세종시교육청이 떠안은 숙제는 ‘혁신학교가 공부를 안 시키고 시험 없는 학교’라는 오명을 벗기는 것. 학력신장이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강행되는 ‘혁신교육’은 빛 바랜 교육정책으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쉬운 길은 아니다.

혁신학교의 한 교사는 “혁신학교의 본질은 자율성·전문성인 만큼 결과물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결국 혁신학교의 본질과 어긋나지만 ‘대입성적표’가 학부모들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세종 대입성적표은 성장세를 보이는 듯 하나, 학부모 입장에선 아직 미미하다. 세종시의 지난 2019학년도 서울대 수시 모집 선발 결과를 보면 세종시 총 5개교에서 35명의 합격자가 배출됐다. 올해는 비공개 방침이지만, 과학예술영재고 등 특목고 졸업(예정)자 40여 명과 세종고 등 7개 일반고에서 10여명 등 50명에 이르고 있다는 설이다.

특히 서울대의 '2020학년도 신입생 출신 고교' 자료를 분석한 결과 고3 학생 1000명당 서울대 입학생 수는 서울이 14.0명, 뒤를 이어 세종시가 11.3명으로 지방에선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는 성과까지 도출됐다.

세종시교육청이 이같은 학력신장 성장세를 이끌 ‘싱크탱크’를 가동할 경우, 혁신교육을 바라보는 학부모들의 부정적 시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 중앙부처에 근무하는 한 학부모는 “최근 수도권에서 세종시로 이전을 했지만, 아직 세종시 학력 수준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며 “세종시교육청이 학력신장을 위한 전담조직 구성, 대학입시 관련 배테랑 교사 외부 영입 등의 적극적인 행보를 펼칠 경우 혁신교육의 성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SKY 진출이 교육의 최대 목적은 아니지만 아직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이를 원하고 있다는 점은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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