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 충남역사문화연구원장

다양한 역사·문화자원의 발굴과 콘텐츠의 개발은 지역의 역사문화 정체성을 강화할 수 있는 중요한 전략이다. 백제역사유적지구를 비롯해 마곡사와 돈암서원 등 세계유산을 보유한 충청남도는 문화관광분야에서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품고 있다. 2015년부터 꾸준히 이루어진 세계유산 등재는 충청남도 문화유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현재 충청남도는 세계유산을 기반으로 관광산업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과 투자를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등 대내외적인 영향으로 괄목할만한 성과 등을 내지 못해 아쉬운 점이 많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동안 충청남도는 백제역사문화자원을 지역의 정체성 확보와 도시브랜드 제고를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해 왔다. 또한, 백제역사문화자원은 지역 간 도시 균형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모멘텀을 제공하고, 도민들에게는 지역에 대한 애착심과 자긍심을 북돋우는 원동력이 되어왔다.이러한 가운데 공주시와 부여군은 최근 백제문화를 통한 스마트 도시재생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솔루션 개발, ICT를 활용한 트렌디한 스마트 플랫폼을 구축하여 도시의 자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하는 것이 목표이다. 스마트 플랫폼의 기반이 될 스토리텔링 자원은 공주와 부여를 하나로 묶어내는 키워드, 백제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이에, 백제역사유적지구는 완전하고도 진정한 백제 유적의 모습을, 국립공주·부여박물관은 백제 유물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국내·외에 알리고 있다. 이들을 씨줄과 날줄로 삼아 ‘찬란한 백제의 문화’라는 하나의 스토리로 엮어낸다면 ‘고도(古都)’ 지역의 정체성을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한 기회요인을 포착한 공주시는, 웅진백제역사관·송산리고분군 모형전시관의 전시개선 사업, 백제오감체험관과 공산성방문자센터의 건립 사업 등을 추진해 왔으며, 부여군은 사비도성가상체험관과 부소산 문화재책방을 운영하는 등 백제문화유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추진 해오고 있다.

이에, 충남역사문화연구원은 이러한 도·시·군의 정책에 부응하고자 웅진백제역사관 전시개선사업에 참여하여 공주를 중심으로 펼쳐졌던 웅진 백제의 역사를 교류와 문화라는 키워드와 ‘백제왕도 핵심유적’ 6개소를 소재로 풀어냈다.

2.5D 애니메이션과 인터랙티브 미디어 북, 프로젝션 맵핑 등 다양한 ICT 기술을 적용하여 스마트 전시관의 콘셉트를 충실히 구현하고자 하였다. 또한 올해 7월 개관 예정인 공산성 방문자센터의 전시콘텐츠 제작·설치 사업을 맡아 진행하면서 백제부터 조선시대까지 왕성이자 전략적 요충지였던 공산성의 다양한 면모를 X-particle 영상과 같은 첨단 기술로 새롭게 구현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시대의 흐름이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거 일제강점기, 한국전쟁 등의 난관을 극복하고 선진국의 반열에 들어섰다. K-pop, K-beauty에 이어 최근 코로나19 바이러스 대응 상황에서의 K-방역까지,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과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과거 서양을 중심으로 한 세계질서 속에서 주변부에 위치했던 대한민국은 점차 세계적 중심국가로 그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 마치 과거 백제가 동아시아 문명교류의 중심 역할을 수행했던 것처럼, 그것이 세계유산 ‘백제문화’ 콘텐츠를 ‘신(新) 한류’의 핵심콘텐츠로 우리 충청남도가 다시 주목받아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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