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살 쥐띠 이야기
[쥐띠 인터뷰] 한국연자력연구원 중성자 동위원소 응용연구부 조은하 연구원
소아암 방사성의약품 개발 담당
근무 10년째… 한단계 도약 준비
올해 연구파트서 책임 맡게 돼
“국민적 기여 위해 최선 다할 것”

▲ 한국연자력연구원 중성자 동위원소 응용연구부 조은하 연구원. 사진=정재훈 기자 jprime@cctoday.co.kr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쥐띠 해인 2020년 연구원 생활 10년차, 제 연구가 보다 많은 소아암 환자들에게 활용되길 바래봅니다.”

쥐띠 생인 조은하(37) 선임 연구원은 2020년이 그 누구보다 기대된다. 올해로 한국원자력연구원 중성자·동위원소응용연구부에서 근무한 지 10년째가 된 그는 연구원으로서의 한 단계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학사부터 박사까지 전부 약학을 전공하고 대부분의 동기들이 제약회사나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취직할 때 그는 조금 다른 길로 향했다. 먼 훗날 미래 방사선 활용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본 그는 방사성의약품을 연구하기 위해 원자력연에 10년 전 입원했다.

그는 희귀소아암 환자를 위한 방사성의약품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담당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방사선요오드를 주 원료로 한 항암제를 연구개발 하는 일이다. 요오드라는 물질 자체가 기체성분이라 휘발성이 강해 의약품 취급 시설은 국내에서 원자력연 단 한 곳이다.

그의 연구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아마 그때부터였던가. 과거 안전 규정이 강화돼 식약처 품질관리기준(GMP)이 높아졌고,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연구가 중단될 위기에 처한 적이 있다.

소아암 역사와 전통이 깊은 삼성서울병원에 지속적으로 해당 의약품이 보급돼 사용돼 왔는데 그는 우연히 소아암 환자의 가족들을 만나게 됐다.

조 연구원은 “아이의 부모가 내 손을 잡고 울면서 약품 개발이 중단되면 안 된다고 사정을 하는데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며 “내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겐 인생의 전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까 책임감과 사명감에 가슴이 북받쳐 올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원자력연은 생산공정 정비 및 설비를 구축하고, 공정에 대한 신뢰성을 확보해 2017년 식약처로부터 까다롭다는 GMP 적합판정서를 획득했다. 이렇게 밑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 갈고 닦은 조 연구원은 올해 본인의 연구파트에서 드디어 책임을 맡게 된다.

지난해 연말 삼성서울병원에서 개최하는 ‘소아암 완치 잔치’ 행사에도 초대 받아 다녀온 그는 아이들의 건강한 웃음소리를 듣고 온 후 더욱 의지를 다졌다.

그는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올해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으로 옮긴다. 행사장에서 아들 또래인 소아암 환우들을 보니 의약품이 전국 대학병원에 더 많이 보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머리도 빠지고 거동도 불편한 소아암 환자들의 완치 과정에 상당 부분 기여할 수 있다는 데서 연구자로서의 성취와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올해 원자력연은 해당 방사성의약품 생산을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을 갖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면 그만큼 사용하는 병원도 많아져 보다 많은 소아암 환자들에게 투여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연구원은 “2020년 역할이 그 어느 해보다 막중해진 만큼 새해에는 보다 많은 국내 과학자들의 연구가 국민 생활에 보탬이 되고, 이롭게 사용되길 바란다”며 “저 또한 시니어 연구원을 준비하는 이 시기에 프로젝트를 안정화 시키고 제 분야가 국민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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