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난화 영향 내륙 깊숙이

▲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로 알려진 진귀한 여름철새. 팔색조(천연기념물 제204호)가 본사 카메라에 그 자태를 드러냈다. 거제도, 보길도, 진도 등 섬과 남해안 일대에서만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진 팔색조가 중부내륙 계룡산지역에서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발견된 팔색조는 4~5마리의 새끼를 부화한 것으로 알려져 학계, 문화재청, 조류연구가, 환경단체 등은 새로운 사실에 놀라워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우희철 기자

팔색조 계룡산에 둥지 본사 취재팀 첫 확인

제주도, 거제도 등 섬 지역에서만 서식·번식하는 것으로 학계에 보고된 팔색조가 중부내륙에서 서식하는 모습이 본사 취재진에 의해 처음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 제204호이며 환경부 보호야생조류로 지정된 멸종위기의 진귀 여름철새인 팔색조가 계룡산 인근의 인적이 드문 작은 계곡에서 4~5마리의 새끼를 번식한 것을 지난 12일 첫 확인했다.

그동안 거제도, 보길도, 제주도, 진도 등 남부지방 섬이나 해안가에서만 번식 하는 것으로 알려졌던 팔색조가 중부내륙지역에서 번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때문에 문화재청, 학계, 환경단체 등은 새로운 사실에 놀라워하며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번에 발견된 팔색조는 암수 한 쌍으로 지난 6월초 계룡산에 날아든 것으로 추정되며 제비가 떠나는 10월까지 둥지주변 계곡에서 서식할 것으로 보인다.

둥지는 땅위에 나뭇가지를 이용해 지었으며 5~6마리 정도의 새끼를 키울 정도로 크다. 위치는 평소에는 물이 별로 없는 습한 작은 계곡으로 물이 합쳐지는 Y자 합수지역 머리부분의 45°정도 비탈면에 마련, 많은 비에도 침수되지 않는 곳에 있다.

팔색조는 몸길이가 약 18cm이며 선명한 색깔로 인해 다른 종과 혼동되지 않는다. 머리꼭대기는 밤색, 눈앞에서 뒷목까지는 검은색, 눈썹선은 흐린노랑색, 등과 날개덮깃은 녹색, 날개덮깃의 일부와 허리는 광택있는 하늘색, 배중앙 부분과 아래꼬리덮깃은 붉은색, 가슴과 옆구리는 흐린노랑색, 멱은 흰색으로 7가지의 뚜렷한 색을 가지고 있어 지구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새로 불리운다.

이 새는 큰머리에 짧은 목과 꼬리, 긴 다리를 가진 산림성 조류로 주로 지상생활을 하기에 적합하며 지렁이와 곤충류를 잡아 먹는다.

이 새를 처음으로 목격하고 둥지를 찾은 이 모씨에 따르면 "계곡에서 '호이호잇-'하는 팔색조의 독특한 울음소리를 듣고 팔색조를 찾기 시작했는데 3주정도 지나 다시 와보니 이미 새끼들이 부화해 둥지를 떠난 상태였다"고 말했다.

▲ 계곡사이에 지은 둥지.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조류연구사인 백운기 박사는 "지구의 온난화의 영향으로 내륙 깊숙이 날아든 것으로 보이며 인적이 드물고 먹이감이 풍부해 번식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부내륙지역까지 날아 든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생태학적으로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천연기념물을 관리 보호하고 있는 문화재청 한 관계자는 "정말로 계룡산에서 찍은 것이냐, 믿어지지가 않는다" 며 "둥지가 있는 곳을 가보고 싶다"는 등 놀라운 관심을 보였다.
?/글·사진=우희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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