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훼등 일부 업종 악영향
전체 소비패턴은 증가세
명절선물세트·외식업 타격

오는 28일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시행 1년을 맞는다. 청탁금지법은 시행 초기 경기침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등 극심한 대내외 불확실성과 겹쳐 '소비 절벽' 우려를 키웠지만 1년이 지난 지금 기우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전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했지만, 산업별·업종별에 따라 청탁금지법의 여파의 직격탄을 맞은 곳도 있다. 특히 청탁금지법과 관련이 깊은 농·축·수산물이나 음식점·화훼 분야 등은 지금까지 매출 감소 등 여파가 계속되고 있어 지원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일각에서는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영향만을 따로 떼 분석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청탁금지법의 긍정·부정 효과를 정확하게 평가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청탁금지법과 연관된 일부 소비 지표들은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지난해 9월을 기점으로 악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음식점·주점업 소매판매지수는 지난해 9월 1.6% 감소해 1년 전 같은 달과 비교해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음식점·주점업 소매판매는 이후 지난 7월까지 11개월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뿐만 아니라 생산 지표도 좋지 않다. 음식점·주점업 생산 지수도 지난해 9월 이후 11개월째 뒷걸음질 치고 있다. 음식점업 생산은 지난해 9월, 4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데 이어 1년 전과 비교해 매달 3%에서 최대 6% 내외로 감소하고 있다.

주점업은 지난해 7월 3.7% 줄어든 이후 지난해 11월 감소 폭이 9.6%까지 확대됐지만 지난해 7월 4%대로 떨어졌다.

일부 업종을 중심으로 청탁금지법 영향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비씨카드가 청탁금지법 시행 전후(2015년 10월~2016년 8월, 2016년 10월~2017년 8월) 자사의 신용카드 이용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청탁금지법에 따른 소비 위축이 수치로도 나타났다.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은 한정식집이었다. 사용액과 사용 건수 모두 20% 이상 감소했다. 선물용 수요가 집중되는 주요 농축산물은 청탁금지법 시행 후 수요가 급감하며 매출이 대체로 크게 하락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후 첫 번째 명절인 올해 설 당시 국내산 농축산물 선물세트 판매액은 1천24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8%나 감소했다.접대 문화가 줄면서 한식, 일식, 중식 등 상대적으로 객단가가 높은 음식점들의 매출도 감소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산하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김영란법 시행 1년 국내 외식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참여한 420개 업체 가운데 66.2%(278곳)가 청탁금지법 시행 후 1년간 매출이 감소했다고 응답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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