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자그마치 16년 전의 일이다.필자는 중학교 3학년, 한창 사춘기에 무르익을 나이였다.우리 반엔 말수가 없고 상대방의 눈도 잘 쳐다보지 못해 항상 혼자 다니는 친구가 있었다. 어깨는 굽어 있었고 말할 때 쇳소리가 났던 목소리는 한껏 경직돼 있었다.유독 새 하얗던 피부와는 대조적으로 칠흑 같았던 앞머리가 늘 눈 위를 덮고 있었다.지금 생각해보니 세상과 단절하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던 것 같다. 조손가정이었던 그는 쉽게 불량학생들의 표적이 됐다.그러던 어느 가을 밤, 귀뚜라미 소리가 유독 구슬프게 울었던 야간
[충청투데이 김덕진 기자] ‘세상에 꽁짜는 없다’맞는 말이다. 하지만 모든 걸 이 논리로만 적용한다면 한국인의 정(情) 문화는 어떻게 설명할까?서산시의회가 자원봉사 조례안 개정을 추진하고 있어 논란이다.이 개정안의 주요 골자는 지역 자원봉사의 활성화를 위해 자원봉사자에게 혜택을 주자는 얘기다.예컨대 자원봉사자들에게 시가 운영하는 평생교육 프로그램 수강료라던가, 체육시설 이용 시 50%를 감면해 주는 것 등 말이다.사실 큰 요구는 아니다. 비용도 그렇게 많이 드는 것도 아니다.그러나 문제는 이 개정안에 대해 정작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최근 서천군 공무원이 음주교통사고를 야기했다. 공공의 이익과 안녕을 위해 헌신해야 할 공무원이 범죄를 저지른 거다.이번 사건은 개인적 일탈로 치부하기도 어렵다. 부서 회식에서 비롯됐기 때문이다. 해당 공무원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을 넘어섰다고 한다. 만취 상태에서 운전을 하다 사고를 냈다는 거다. 더 충격적인 사실은 이번 사건이 발생하기 얼마 전 서천군 공직자들이 ‘음주운전 근절 자정 결의대회’를 통해 음주운전을 반사회적 비위행위로 인식하고 음주운전 시 어떠한 처벌도 감수하겠다고 다짐한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3·8 민주의거요? 처음 들어봤는데요."대전의 한 대학생이 충청권 최초의 학생 운동에 대해 묻자 이렇게 말했다. 그는 경상도 출신이었고 지난달 대학 생활을 위해 처음 대전을 찾았다. 학생은 경남 마산에서 일어난 3·15 의거를 잊지 않고 있었다.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민주역사의 한 축으로 기억됐다.나 또한 그랬다. 성인이 돼 타지에서 대전을 찾기 전까지, 기자가 돼 지역 사정을 들여다보기 전까지 3·8 의거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교과서에서 잊힌 3·8 의거는 생소했다. 그리고 여전히 타 지역 학생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4년 만에 실시된 ‘제3회전국동시조합장선거’의 막이 내렸다. 충청권 259개 농·수·축협 및 산림조합을 이끌 조합장들의 명단도 확정됐다. 이들 조합장은 적게는 수십, 많게는 수천 조합원들의 수장이 돼 앞으로 4년간 조합을 이끌게 된다.기자는 지난해 중순부터 조합장선거의 시작부터 끝까지 각종 대소사를 지켜봐왔다. 대전지역 5개 구 순회로 진행된 입후보 예정자 설명회를 일일히 다니면서 선거 판세를 익히고, 음지에서 일어나는 불법 행위에 대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조합장선거는 조합장의 막대한 권한에 비해 제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참패였다. 5일 김포솔터축구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2라운드 김포FC와의 경기에 천안시티FC는 4대 0으로 졌다.최전방 공격수 모따에게 이어지는 패스는 세밀함이 부족했고, 중원 싸움에서도 밀렸다. 상대의 강한 압박에 수비수들은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였다.이날 경기는 무엇하나 긍정적인 요소를 찾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럼에도 현장 취재기자 입장에서 다행이라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팀의 부족한 부분이 여실히 드러났다는 점이다.시즌 첫 홈경기인 부산전에서 3대 2로 패했음에도 "그나마 잘싸웠다"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모이면 없던 호랑이도 만든다는 의미의 사자성어다.거짓말도 되풀이하면 참처럼 여겨질 정도로 말은 강한 힘을 지녔다는 것이다. 최근 김태흠 충남지사가 꺼낸 ‘삽교역 아닌 내포역’ 발언은 이같은 구전(口傳)의 힘을 다시 생각케 한다.김 지사는 27일 충남도 실·국·원장들에게 "충남도에서는 삽교역이라고 쓰지 말고 내포역이라고 말하겠다"고 지시했다여기서 두 가지 명칭으로 거론된 역사는 2025년 말 완공 예정인 충남 예산군 삽교읍 소재 서해선 복선전철 역이다.현재 같은 삽교읍 내 위치한 ‘장항선 삽교역’과
충청투데이 김성준 기자] 복잡한 사안이 피상적으로 다뤄질 때면 으레 군 생활하는 동안 겪었던 ‘군대식’ 일처리가 떠오른다.낮 기온이 30도를 한참 웃도는 한여름 육군에 입대했다. 부대로 배치되기 전 머무르는 보충대에서 첫 끼니를 때우러 병영식당에 들어간 나는 테이블마다 놓인 뜨거운 물을 보고 경악했다.장병들의 식중독 예방을 위해 에어컨도 없는 식당에서 주전자에 물을 팔팔 끓여 제공한 것이다. 물이 어찌나 뜨겁던지 물이 담긴 쇠컵을 손으로 집을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정수기는커녕 마실 물도 없었기 때문에 장병들은 혀와 입천장을 데여가며
[충청투데이 노왕철 기자] 서천지역 시민단체가 최근 애끓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10년 전의 약속을 지켜달라는 게 골자인데 약속 이행의 대상은 다름 아닌 국립생태원이다.국립생태원은 2013년 개관한 환경부 산하기관이다. 정부 조직상 국립생태원의 성격만 놓고 보면 지역 시민단체가 왈가왈부할 일은 아닌 듯 하지만 국립생태원의 태생적 배경을 놓고 보면 다시 한번 곱씹어볼 일이 있다.국립생태원은 장항국가산업단지 조성 계획을 대신해 정부가 마련한 대안사업의 일환이었다는 점이다.당시 정부는 갯벌 매립을 통한 산단 조성 대신 내륙산단과 국립생태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충남 아산의 공공기관 이전 문제로 충남이 연일 시끄럽다.충남도는 도 산하 공공기관 통폐합을 추진하면서 아산에 위치한 4 곳의 공공기관의 충남 내포신도시로의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충남경제진흥원과 충남과학기술진흥원이 기관 통폐합과 함께 내포로의 이전이 추진 중이다.충남신용보증재단은 정책결정 부서 등 일부 부서, 정보문화산업진흥원은 천안에 위치했던 본원(원장실)과 아산에 위치해 있던 경영기획 부서의 내포 이전이 계획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아산 도의원들은 아산 공공기관 내포 이전을 반대하고 나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저녁 7시까지 데리러 올게." 맞벌이었던 부모님은 초등학생인 우리 자매를 학원에, 할머니의 손에, 이웃의 집에 종종 맡겼다. 엄마가 약속한 7시가 다가오는 6시 30분 즈음에는 심장이 쿵쿵 뛰었다. 하루 종일 즐거운 시간을 보낸 날이나 조금은 심심하고 외로웠던 날에도 6시 30분 쿵쿵 거리는 마음속 알람은 멈추지 않았다.2025년,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봄과 방과후 교육 등을 제공하는 초등 ‘늘봄학교’가 전면 시행된다.당초 늘봄학교는 ‘초등전일제학교’라는 이름으로 국정과제에 포함됐었지만 ‘전일제’라는
[충청투데이 송휘헌 기자] 특정 브랜드 ‘햇반’으로 더 잘 알려진 즉석밥 시장이 몸집을 키우고 있다.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5월 기준 즉석밥 시장은 4625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이는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4.8% 증가했다. 또 오는 2025년에는 5200억원 규모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즉석밥의 수요 증가 원인은 코로나19가 가져온 집밥, 캠핑 등이 견인차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청주의 지역농특산물 중 ‘청원생명쌀’을 빼놓을 수가 없다. 이에 청주시는 농업 관련 미래먹거리를 어떻게 찾고 있을까라는 생각에 관련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