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침반] 김대환 경제부 차장

기업은 사전적 의미로 영리를 얻기 위해 재화나 용역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조직체를 말한다.

최근들어 윤리경영, 환경경영, 사회공헌 등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관심을 받고 있긴 하지만 궁극적으로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해야하는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다.

따라서 영리를 추구해야 하는 기업의 속성과 복잡하고 다양하게 전개되는 경쟁 속에서 이윤을 위한 기업활동은 치열해질 수 밖에 없다.

이윤을 사회와 나누고 지역사회에 기여하기 이전에 일단 더 많은 매출과 더 많은 이익을 얻기 위한 기업활동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매출과 더 많은 이익을 위한 기업의 활동은 때때로 적지않은 부작용을 낳는다.

이런 이유에서 혹자들 사이에선 “기업은 결코 스스로 착해지지 않는다”는 말도 나온다.

그렇다면 스스로 착해지지 않는 기업을 착하게 만들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일까? 바로 기업활동의 주요 대상이자 가장 중요한 경제 주체인 소비자다. 최근 과도한 ‘밀어내기’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는 남양유업 사태를 보자.

업계 관행이라는 이유로 방치되다시피하던 ‘밀어내기’는 인터넷을 통해 녹취록이 퍼지면서 ‘갑의 횡포’라는 이름으로 전국민적인 이슈가 됐다.

삽시간에 소비자들의 비난이 봇물을 이뤘고 급기야 남양유업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조짐까지 일면서 회사 측은 대국민사과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대국민사과로 수그러지는 듯 하던 소비자들의 분노가 최근 다시 재점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국민사과를 했던 것과 달리 최근 경찰 조사에서 남양유업 관계자들이 모두 혐의를 부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들의 거센 분노에 놀라 반성하고 ‘착해질’ 줄 알았던 남양유업의 행태를 보면서 역시 기업은 스스로 착해질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모르겠지만 남양유업의 진정한 반성과 관행 개선을 위해서는 소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부각되고 있는 ‘똑똑한 소비자’의 윤리적 소비운동을 주목해 볼만 하다.

윤리적 소비는 윤리적으로 생산된 상품을 구매하자는 운동으로 환경과 사회적 약자 배려, 공정거래, 공정소비 등을 포함한다.

윤리적 소비운동은 현명한 소비를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고 소비자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다.

일례로 식품회사 네슬레의 경우 상품 성분의 하나인 팜오일을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생산자로부터 샀다는 이유로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 뿐 아니라 소비자들의 상품불매 운동을 경험하고 원료 구입처를 변경하기도 했다.

현명한 소비자의 의식있는 소비가 기업을 움직이게 한 것이다.

작은 물건을 하나 사면서도 윤리적 생산을 유도하는 책임있는 소비를 추구하고 공정한 거래가 시장에 자리잡도록 공정한 소비를 하는 것이 스스로 착해지지 않는 기업을 착하게 만들 수 있다.

이번 남양유업 사태를 비롯해 각종 업계에 관행처럼 남아있는 ‘밀어내기’와 거대 통신업체의 대리점에 대한 횡포, 편의점과 프랜차이즈 업계의 불합리한 구조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실마리를 ‘똑똑한 소비자’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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