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급지서 승격 세종경찰서 인원충원은 22명뿐

세종경찰서 인력 충원이 어느 때보다 시급해지고 있다. 정부청사 단계적 이전, 편입 지역 인구 증가, 세종신도시 아파트 공사장 근로자 수 급증, 대학가 주변 치안 인력 확보 문제 등으로 인한 치안 공백 사태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광역특별자치시 출범과 함께 3급지였던 연기경찰서가 2급지인 세종경찰서로 승격됐지만 경찰관 수는 185명으로 급증하는 치안 수요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공주서(230명)와 논산서(242명) 등 같은 2급지 경찰서에 비해 인력이 크게 못 미치고 있는 것.

또 소속 경찰관의 1인당 담당 인구수는 도내 평균(540명)을 웃도는 557명인 것으로 나타나면서 치안 유지 인력 확보가 풀어야 할 가장 큰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세종서 관계자는 "아직 주민등록을 옮기지 않고 세종시에 거주하는 인원이 4만 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며 “인구 증가에 대비한 경찰관 충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세종시 승격 경찰관 수 단 22명만 충원

“3급지 군 단위 경찰서와 다를 게 뭐가 있습니까.”

세종서 소속 한 경찰관의 하소연이다. 세종시 출범과 함께 연기서가 2급지인 세종서로 승격됐지만 충원된 경찰관수는 고작 22명. 한솔동과 부강에 파출소를 개소하면서 충원된 인원이 전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원도심에 위치한 조치원 파출소의 경우 시 승격과 함께 오히려 근무 방식이 4부제에서 3부제로 전환되는 등 경찰관들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 조직 내부에선 이 파출소 소속 경찰관들이 연서면까지 관할해야 하는 상황에서 27명의 인력으로 치안 공백을 채우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경찰관은 “세종시청은 184명이 보강됐고 교육청과 소방서 등도 인력이 크게 늘었지만 세종서의 경우 실질적인 충원은 0명이다”이라며 “커지고 있는 치안 공백을 극복하기가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 정부청사 이전, 공사 현장 근로자 대폭 늘어 치안 공백 커질 듯

일각에선 치안 인력 충원이 시급해지는 이유를 급증하는 세종시의 치안 수요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치안 인프라 확충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치안 자원에 대한 투자는 답보상태를 거듭하고 있고 인력·예산·장비 등 제반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특히 내달 정부청사 이전과 함께 세종신도시 건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공무원 수 증가와 공사장 근로자 수 증가가 맞물리면서 치안 공백 사태가 더욱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정부청사가 당장 내달부터 단계적으로 세종시에 안착, 경호·교통·집회시위 관리 등이 현안 문제로 대두되고 있지만 인력 충원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맞물려 새로 편입된 공주영상대를 포함 고려·홍익대 등 세종시 출범 전 방학에 들어갔던 1만 4000여 명의 대학생들이 개강과 함께 다시 세종으로 몰려들면서 치안 유지 인력 확보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조치원에 거주하고 있는 한 주민은 “조치원의 강남으로 불리는 대학가 주변에 폭력 행위 등 각종 사고가 난무하고 있는 만큼 치안이 더 강화돼야 한다”며 “정부청사 이전, 공사장 근로자 인구 증가 등으로 인한 치안 유지 인력 분산 탓에 치안 강화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장군면 출동 시 20~30분 소요 파출소 개소 시급

인력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첫 마을 아파트 단지 인근 한솔파출소 경우 장군면까지 관할을 책임져야 하는 상황. 한솔파출소 경찰관 1인당 담당인구는 1000여 명에 이르고 있어 치안수요에 비해 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치안 불안으로 인한 각종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는 이유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인력 충원을 통한 신규 파출소 개소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장군면 끝자락인 의당면까지 출동 시간만 20~30분이 소요되는데다 세종시 출범으로 인구 증가에 따른 원룸 등이 늘어나는 추세에서 고작 18명의 인력으로는 치안 공백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는 게 일선 경찰관들의 설명이다. 세종서 한 경찰관은 “한솔파출소 관할 지역은 현재 근근이 치안 유지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청사 이전 등이 본격화되면 거의 무방비 상태로 전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 충원은

세종서 입장에선 최종 인력 배치 업무를 담당하는 행정안전부의 인력 충원을 기다릴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미 행안부 내년도 소요 정원 신청이 지난 5월 마무리된 상태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2014년도에나 인력 충원이 가능한 상황.

충남도경찰청 관계자는 “매년 3~4월쯤 경찰관 충원에 대한 요청을 경찰청으로 보낸 뒤 이를 취합해 행안부로 전달된다. 세종서의 경우 올해는 이미 인력 요청이 마무리된 상황이라 내년 초 다시 요청, 내후년쯤 충원이 가능하다”면서 “수시직제로 인력충원이 이뤄지고 있지만 소규모인데다 타 지역 경찰서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다소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세종서 관계자는 “현재로선 최소한의 인력으로 치안 공백을 최소화 시킬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인력 충원을 위해 다방면으로 방법을 모색해보겠다”고 말했다.

세종=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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