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폐기물 현황·폐기장 건립 과제

우리는 전력의 40% 이상을 원자력에 의존하고 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죽음의 재'인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항이다.

현재 전남 부안군 위도에 원전수거물관리시설을 건립하는 사안을 놓고 정부와 주민간 마찰로 추진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을 현명하게 해결할 방안을 찾을 길은 없는가. 방사성 폐기물 발생 현황과 처리시설 건립을 위한 과제 등을 살펴본다.? <편집자 註>

◆방사성 폐기물이란 = 방사성 폐기물이란 규정치 이상 방사능에 오염된 물질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 기준에 따라 특별 관리를 해야 한다. 방사선을 발생하는 정도를 나타내는 방사능 농도에 따라 저·중·고준위로 분류한다. 분류 기준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권고사항을 바탕으로 나라마다 조금씩 다르게 규정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알파선 방출핵종의 농도가 4000Bq(베크렐)/g 이상이고 열발생률 2㎾/㎥ 이상을 고준위폐기물로, 그 이하를 중준위와 저준위 구분 없이 중·저준위폐기물로 구분하고 있다.

중·저준위폐기물은 원전에서 발생하는 작업복·장갑·덧신·각종 폐부품 등이 주류를 이룬다. 또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산업체·병원·연구기관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도 여기에 속한다.

고준위폐기물은 사용후 연료를 재활용하기 위해 재처리하는 과정에 발생한다. 우리 나라는 사용후 연료 자체도 재활용하기 전까지는 고준위폐기물로 분류하고 있다.

◆방사성 폐기물 발생현황 = 우리 나라에서 현재 운전 중인 원자력발전소는 18기이며, 앞으로도 화석연료의 고갈문제 및 지구 온난화에 따른 환경문제 등을 고려할 때 원자력의 선택은 불가피하다고 볼 수 있다. 정부의 장기 전력수급 계획을 보면 우리 나라는 2015년까지 모두 9기의 원전이 추가돼 모두 27기의 원전이 운영될 전망이다.

이들 원전에서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은 연간 2760드럼(200ℓ 기준)이 발생해 올 상반기에만 5만6000드럼이 넘는 폐기물이 고리·영광·울진·월성 4개 원전단지에 쌓여 있다.

전국 병원·연구기관·산업체 등 1500여 방사성 동위원소 이용기관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경우도 지난해말 현재 1만5729드럼이 대전의 한전 원자력환경기술원 등에 저장돼 있다.

또 원전 해체 때 발생하는 폐기물을 포함할 경우 처리기술의 발달로 발생량이 준다 해도 2060년의 총 처분 대상량은 80여만드럼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사용후 연료는 연간 481t이 발생해 올해 상반기에 4442t이 원전부지 안에 저장되고 있다. 2040년까지는 경수로에서 2만1000t, 중수로 1만8000t 등 총 3만9000t에 이를 전망이다.

한전은 현재 원전 내 중·저준위폐기물 저장용량이 2008년 울진을 시작으로 2014년이면 완전 포화에 이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용후 핵연료 저장조는 2006년 월성을 시발로 2008년이면 꽉 찰 것이라는 예상이다.

원전 운영 주체인 한전은 내년까지 60만평 규모의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을 확보해 중·저준위의 경우 2008년까지, 사용후 연료 중간저장 시설은 2016년까지 건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터 공모에 나섰다.

◆방사성 폐기물 안전성은 = 과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방사성 폐기물의 안전성은 바로 방사선에 대한 안전성이다. 국제 허용 방사선량이 일반인에 대해서는 연간 100밀리렘(밀리렘은 방사선 영향을 재는 단위로, 보통 가슴에 엑스선 촬영을 한번 하면 10밀리렘 정도의 방사선을 받는다)이고, 방사선 작업을 전문으로 하는 작업자는 연간 2000밀리렘이다.

사람은 누구나 주변 환경에서 나오는 방사선을 매년 약 300밀리렘 정도 받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에서는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의 안전성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서 처리장이 주변에 미치는 방사선 영향을 연간 25밀리렘으로 제한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 나라는 이보다 훨씬 더 안전하게 연간 10밀리렘으로 제한한다.

우리 나라 방사성 폐기물 처리장은 국제 규격보다 안전하게 설계되어 실제로 처리장 주변 방사선 영향은 1년에 1밀리렘이 넘지 않게 된다. 한마디로 우리 나라 방사성 폐기물 처리시설은 청정시설인 셈이다. 반대쪽 주장은 처리장에서 사고가 나면 큰 재앙으로 이어지고 또 플루토늄은 반감기가 2만4000년이나 되며, 1그램만 있어도 수만명이 치사할 수 있는 독물질이라고 한다.

하지만 원자력 분야 전문가들은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속에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은 전혀 없어 폭발할 리 없다고 설명한다.

◆방사성 폐기장 건립 과제는 = 전문가들은 태양력이나 수소에너지 등 대체에너지가 현실화되기 전까지는 우리에게 원자력 이외의 대안은 없다고 말한다. 게다가 원자력은 화석연료에 비하면 청정에너지 자원이기 때문이다.

현재 추진 중인 핵폐기장이 고준위폐기물과 무관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은 국제적 규제 때문에 사용 후 핵연료를 재처리할 수 없어 고준위폐기물의 처리 방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핵폐기장에 임시 보관될 고준위폐기물의 저장기간이 얼마나 길어질지는 누구도 말할 수 없다. 그러므로 현재의 핵폐기장 관련 논의에는 고준위폐기물의 위험성도 함께 거론돼야 한다.

핵폐기물은 원자력 이용 과정에서 나온 부산물이기 때문에 원자력 정책과 분리할 수 없는 연관성을 갖는다. 따라서 원자력 정책에 대한 근원적인 검토 없이 핵폐기물 처리만 논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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