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주체 한국농어촌공사인데
홍성군, 안전문제 우려 긴급수리
이후 투입된 郡예산 후속조치 無
홍성지사 “내용 전달받은 것 없어”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일원. 사진=김지현 기자
충남 홍성군 금마면 죽림리 일원. 사진=김지현 기자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충남 홍성군이 지난해 10월 진행한 배수로 보강공사를 두고 뒤늦게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7월 내린 집중호우로 배수로 일부가 무너져 주민 안전 문제가 우려되자 군이 긴급하게 실시한 것인데, 관리주체가 한국농어촌공사라는 점에서다.

주민 안전을 우려한 군의 ‘적극행정’이지만, 이후 관리주체인 한국농어촌공사가 책임져야 할 시설에 투입된 군 예산에 대한 후속조치가 없었다.

반면, 한국농어촌공사 홍성지사(이하 홍성지사)는 배수로가 수리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군은 지난해 10월 홍성 금마면 죽림리의 한 배수로에 1억 3000만원의 예비비를 들여 보강공사를 진행했다.

같은 해 7월 호우 피해로 배수로 일부가 무너져 지역민들의 안전 문제가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군은 이 공사로 약 160m 길이의 배수로 옹벽을 수리했다.

하지만 해당 배수로의 소유는 농림축산식품부이며, 관리감독 주체는 한국농어촌공사다.

홍성지사가 관리 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지만, 군에선 군민 안전을 이유로 자체 예산을 들여 보수한 셈이다.

군은 보수 이후에도 홍성지사에 보수에 대한 예산 부담 등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홍성지사에서 그동안 유지관리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배수로 보수 등 경지 관리를 해오지 않았기 때문에 자체 예산을 들여 보수를 진행한 것이라고 입장이다.

홍성지사에서 밝힌 시설 유지관리 비용은 약 2억원이다.

군 관계자는 "농어촌공사에서 유지보수 예산이 없어 시설 관리를 못하고 있는 상황으로 알고 있다"며 "지역민원과 안전 등을 고려할 때 농어촌공사에 보수하기를 기다릴 여유가 없어, 자체 보수키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역에선 농어촌공사가 할 일을 하지 않으니 군에서 나선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문병오 홍성군의원(더불어민주당·나선거구)은 "농어촌공사에서 예산이 없다는 핑계로 배수로 보수 등 해야 할 일들을 하지 않으니, 군에서는 농어촌공사에서 해결해야 할 민원을 대신 떠맡고 있다"며 "오죽했으면 군에서 자체 예산을 들여 자체적으로 보수했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군이 농어촌공사에 지출된 예산을 청구하는 등의 후속조치가 미흡했다"며 "군은 농어촌공사의 일을 떠맡아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군 내부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한다"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홍성지사에선 민원이 접수된 것이 없기 때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지어 해당 배수로의 수리 진행 여부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홍성지사 관계자는 "해당 지역에서 민원이 가끔 발생했지만 보수 관련 내용에 대해선 전달 받은 내용이 없다"며 "보수 예산이 적어 낙후 배수로 농수로를 우선 보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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