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대전시사회서비스원 원장

3월, 대학교 2학년이 됐다. 60대에 생애 4번째 대학에서 맞이하는 새학기지만 봄날과 같은 설렘은 여전하다. 지난해 대전시립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건양사이버대학교 노인복지학과 23학번으로 입학했다.

낮에는 사회서비스원 원장으로, 저녁은 학생으로 사는 삶은 쉽지 않았다. 혹자는 그 나이에 열심히 할 필요가 있냐며 쉬엄쉬엄하라고 말하지만, 분야에 대한 책임감을 넘어 마음 속 아직 꺼지지 않은 배움에 대한 욕심이 있더라. 학과 시험을 준비하며 중요한 부분을 포스트잇으로 표시했더니 전공 서적을 빼곡히 채웠다.

이 나이에도 배움에 욕심이 생기는 건 분야가 ‘사회복지’인 것이 크다. 20여년 전 어린이집을 운영하면서 보육 영역에 사회복지를 접목하면 더욱 전문적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처음 공부를 시작했다. 사회복지학을 배우면서 그동안 ‘착하고 좋은 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로만 생각했는데 배우면 배울수록 깊이와 영역이 다름을 느꼈다.

지역의 복지관을 방문할 때마다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이 밤낮없이 일하시는 모습을 봤다. 그때마다 느낀 건 일의 범위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라는 점. 행정적인 업무뿐 아니라 복지 대상자를 찾고 대상자에게 필요한 후원 물품을 집마다 전달까지 하더라. 일인이역, 일인삼역 참 다재다능하다고 생각했다.

노력에 비해 사람을 상대하는 업무인 만큼 눈에 드러나는 성과가 금방 나오지 않아 인정받기 어려운 환경이 내심 안타까웠다. 누군가 인정하지 않더라도 그저 대상자만을 위해 묵묵하게 소임을 다하는 사회복지사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며 ‘사명감 없이는 못하는 숭고한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숭고한 일’에 대한 책임감에 스스로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마음으로 ‘노인복지학’을 시작했다. 나아가 현장의 모든 사회복지사가 노력을 인정받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처우개선에 힘쓰고 있다.

다가오는 30일은 ‘사회복지사의 날’이다. 2011년 3월 30일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을 제정한 것을 계기로 사회복지사의 자긍심을 높이고 격려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모두가 같은 마음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직접 경험한 사회복지사는 존경받아야 할 분들이다. ‘사회복지사의 날’을 앞두고 기고문을 통해 한 명의 개인이 전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존경을 담아 마음 깊숙이 감사의 인사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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