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일 충북과학기술혁신원 경영본부장

동네 산책을 하다 보면 유모차보다 반려견을 더 많이 본다.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다는 우스갯소리가 들린다.

젊은 세대가 반려견을 키우거나 동물복지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개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식 변화는 실제 수요 감소로도 이어졌다. ‘인구주택총조사’에서 전체 2177만 가구 중 15%에 해당하는 326만 가구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집계되었고 1인 가구도 417만이나 된다. 통계에서 보듯이 외로움을 달래는 수단으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도 한몫하고 있다고 하겠다.

반려동물은 주인에게 꼬리를 살랑이며 온갖 애교와 알랑방귀는 잘 떨지만 뭘 해주는 것은 없다. 장점보다 단점이 많은 친구다. 7~8년 지나면 노쇠로 의료보험도 되지 않는 동물병원을 들락거리면서 주인보다 더 많은 의료비를 지출한다. 그동안 정이 들어 버리거나 안락사시킬 수도 없다.

이런 단점 많은 반려동물을 대처할 IT기기가 최근에 각광을 받고 있다.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할 "돌봄AI반려봇"이다. 이 기기는 말벗 기능, 영상통화, 멘신저, 각종 알람, 음악 제공, 긴급 상황 등을 알려준다.

죽었다 깨어나도 반려동물이 해줄 수 없는 영역을 커버해 주고 있다. 대화로써 전화 통화연결이 가능하고, 약 먹을 시간, 약속 시간을 알려준다. 혼자 사는 독거노인이 일정 시간 거동이 없거나 응급안전 기능이 탑재돼 사용자가 ‘살려줘’, ‘구해줘’ 등과 같은 말을 하면 비상벨이 울리고 관제센터 직원이 돌봄로봇을 CCTV로 전환해 119에 출동을 요청하게 된다.

충청북도, 단양군,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이 돌봄 AI 반려봇을 도입해 어르신들의 우울증을 완화하고 긍정적 효과를 확인했다.

이 사업을 통해 ‘사회적약자 대상으로 홀로 사는 어르신 110가구에 반려봇을 설치했다. 기기 보급 전 ‘한국형 노인 우울척도(K-GDS)검사’에서 우울증 지수 비율이 평균 7.3점이었으나 보급 이후 2차 검사에서는 3.9점으로 낮아졌다. 0~4점은 정상, 5~9점은 경 우울증으로 대상자들의 우울 정도가 무려 3.4점이 낮아져 정상범위로 호전된 모습을 보였다.

먹고 싸고, 아프고 하는 반려견이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을 반려봇이 해결해 주었다. 현 반려봇은 견공같이 아양 떨고, 뛰어다니지는 못하지만 기술 발전과 더불어 스위치를 끄지 않는 한 하루 종일 뛰어다니고 아양 떨 날도 멀지 않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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