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회 본회의장. 사진=연합뉴스.
국회 본회의장. 사진=연합뉴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며 비약적인 발전을 거둔 우리 경제와 달리 대한민국 정치는 늘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여전하다. 계파·패거리 정치, 지역감정에 기댄 혐오적 정치, 세대간 갈리치기는 물론 뇌물, 이권개입 등 아직도 부패정치가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정치가 국민을 살피고 걱정해 주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 정치를 걱정해야 하는 웃지못할 판국이다. 국민의 삶을 돌봐야할 정치가 오히려 국민들의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우리 정치의 후진성이 가장 잘 드러날 때가 바로 요즘과 같은 선거철이다. 자당의 선거 승리와 개인의 당선을 위해서는 부끄러움도 잊고 노골적인 행태들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아직 20여일이 남아 있는 이번 총선 과정에서 수많은 국민들은 정치에 대한 희망 보다는 불신을 더 키웠다. 비례대표제를 놓고 벌어진 거대 양당의 낯부끄러운 행태와 공천과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각종 잡음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에 충분했다. 아직 선거가 끝나지 않았으니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릴 일도 아직 남아있는 셈이다.

이번 총선에서는 지난 21대 총선과 마찬가지로 그 이름도 창의적인 ‘위성정당’이 다시 출현했다. 거대 양당이 결국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포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또 한 번 국민들이 눈살을 찌푸려야할 일이 또 벌어졌다. 이번엔 ‘의원 꿔주기’다.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현역 의원 8명을 제명하는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들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파견된다. 비례대표 선거 투표용지 앞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꼼수임에 틀림없다.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이젠 국민 눈치도 보지 않고 이런 꼼수를 거침없이 쓴다.

국회 본회의는 물론 각종 상임위에서 벌어지는 여야 의원간 고성, 막말, 욕설은 이젠 놀랍지도 않다. 상임위 배정을 위한 위장탈당, 위성정당 기호 배정을 위한 의원 꿔주기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 삶을 바꾸고 우리 정치를 바꾸고자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려는 유권자들을 조금이라도 생각한다면 우리 정치가 더 이상 이런 후진성을 보여서는 안 될 일이다. 이러한 후진성을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심판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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