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녹영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2018년 4월 군산을 시작으로 울산 동구, 통영·고성, 창원시 진해구, 거제, 영암·목포 등 5개 지역이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과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이들 지역 모두 조선업 밀집 지역들로, 수주량 부족 등 조선업 침체에 따라 주요 조선사의 경영난이 심화되었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구조조정과 대량실직이 발생했으며, 이로 인해 해당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받았다. 한때 잘나가던 지역의 산업도시들이 이렇게 위기에 빠진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특정업종의 소수의 대기업이 지역 산업생태계의 지배적인 위치에 있고, 지역내 대부분의 기업이 이에 의존한 산업의 구조적 취약성을 들 수 있다. 둘째, 그간 산업화 시대의 지역주력산업이 성숙기 또는 쇠퇴기에 들어섰다는 점이다. 셋째, 국가 주도의 산업전략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육성이 안된 점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지역의 위기는 종료된게 아니라 여전히 진행형이다. 인구감소로 인한 지방소멸, 수도권으로 이탈, 산업전환의 위기 등 앞으로 충격이 더 크고 지속될 지역의 위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지역의 산업위기를 경험하면서 이에 대한 교훈을 바탕으로 미래를 대비하는 전략적 준비를 해야한다. 먼저, 특정업종, 소수의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경제에서 탈피해야 한다. 나아가 새로운 미래산업이 다양하게 뿌리내릴 수 있도록 창업생태계를 구축하고 지역의 강한 중소기업을 많이 육성해야 한다. 둘째, 기존 성숙기에 들어선 주력산업의 업그레이드 또는 사업전환이 수반되어야 한다. 셋째, 국가 단위의 일률적 접근보다는 지역 특성에 맞는 경제를 육성해야 한다. 필자는 모범사례로 포항시를 주목한다. 포항시는 포스코 중심의 철강산업을 주력산업으로 하여 수십년간 호황을 누려왔다. 그러나 철강산업의 세계적 공급과잉으로 철강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경제가 위기에 처할 징후가 보이자 포항시는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전략첨단 신산업을 육성하는 선제적 대응을 했다. 이를 통해 포항시는 제철보국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바이오, 에너지 등 4차 산업을 이끌 다양한 분야의 산업생태계를 넓혀가고 있다. 이러한 대응이 없다면 지방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지방소멸 위기, 지역산업전환의 위기로 나락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지역이 주도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대표적인 정책이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 고유의 특색과 강점을 살린 지역별 특화사업을 지자체가 기획하면 중소벤처기업부가 정책수단을 결집해 3년간 지원하는 지역중소기업 육성 대표 브랜드이다. 지역을 뜻하는 리전(Region)과 끝의 의미를 지닌 앤드(end)의 합성어로 지역특화 프로젝트를 통해 지역 기업율 육성하여 지역의 현안과 미래 먹거리를 끝가지 지원하겠다는 의미이다. 올해 2800억원이 투입되어 17개 광역지자체에서 21개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된다. 대전·세종지역은 융복합 국방산업핵심부품기업과 사이버 보안분야기업을 집중지원 한다. 지자체가 기획하고 중앙정부가 지원하는 새로운 모델인 지역특화 프로젝트 「레전드 50+」을 통해서 다가올 지역의 산업위기에 대응할 전기가 마련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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