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현 내과의원 원장

내과의사로서 아토피에 대한 관심이 적었지만, 동생의 심각한 아토피 피부염 경험을 통해 이 질환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게 됐다.

아토피는 단순히 심한 가려움증과 피부 병변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알레르기 반응의 한 형태로서 다양한 질환을 포함하는 광범위한 개념이다.아토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용어로, 잘못된 위치나 상태를 의미하는 ‘the state of being out of place’를 나타낸다.

이 용어는 1923년에 미국의 면역학자 Arther F. Coca와 Robert Cooke에 의해 처음 사용됐다.

그들의 정의에 따르면, 아토피는 단순히 아토피 피부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신, 환경적으로 해롭지 않은 물질들에 대해 면역글로불린 중 하나인 immunoglobulin E(IgE)가 과도하게 반응해 나타나는 면역 반응의 일종으로 설명된다.

이 과장된 반응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며, 해당 질환으로는 코의 알러지성 비염, 폐의 알러지성 천식, 피부의 아토피 피부염 및 두드러기, 눈의 알러지성 각결막염 등을 포함한다.

아토피 질환을 진단할 때, 가려움증은 가장 핵심적인 증상 중 하나로 꼽힌다.

대체로, 가려움증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은 사람이 의식적으로 손으로 긁는 행위만을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1600년대 독일의 피부과 의사인 사무엘 러펜하퍼(Samuel Ruffenharfer)는 가려움증의 정의를 더 넓게 해석했다. 그는 가려움증이 단순히 의식적으로 긁는 행위뿐만 아니라,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반사적으로 가려운 부위를 긁는 행위까지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반사적인 행위에는 무의식적으로 코를 파거나, 눈을 비비거나, 얼굴을 긁거나, 귀 안을 면봉으로 세게 긁는 행위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넓은 정의에 따르면, 실제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아토피 질환의 범주에 속하게 된다.아토피 또는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에 있어 어린 시절에는 주로 경구, 피부, 호흡기 등을 통한 알레르겐(allergen)의 접촉이 주된 유발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접촉은 대체로 음식물이나 피부를 통한 직접적인 접촉을 통해 이루어진다.

아토피 질환은 나이가 들면서 발생 경로가 변화한다. 어릴 때는 주로 경구나 피부 접촉을 통해 알레르겐에 노출되지만, 성인이 되면 호흡기를 통한 노출이 가장 흔한 경로가 된다.

예를 들어 자작나무에 노출되면 호흡기 알레르기가 유발될 수 있으며, 자작나무와 분자 구조가 유사한 사과, 셀러리, 당근, 땅콩 등을 섭취할 때 경구 알레르기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 몸은 각종 바이러스, 찬 공기, 나쁜 공기, 먼지, 스트레스, 알코올, 진통제 등에 노출되면서 보호막인 점막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이로 인해 평소 해롭지 않던 알레르겐이 균열된 점막을 통해 쉽게 침투하여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면역 세포와 접촉하게 되고, 이러한 반복적인 접촉으로 다양한 아토피 질환이 유발될 수 있다. 아토피 질환의 관리와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을 자제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며, 알코올을 삼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가능한 한 알레르겐 노출을 피함으로써 질환의 악화를 막고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아토피 질환에 대한 이해와 적절한 관리는 만성적인 과정을 겪는 많은 환자들에게 필수적이며, 이를 통해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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