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문화원장 내리 3선 성공… 고향진천 남다른 사랑
보재 선생 뜻·발자취 조명 역사적 위상 재정립 노력
13억원 성금 기념관 건립 발판…군민모두가 힘 모아

▲ 12일 장주식 진천문화원장이 보재 이상설 기념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용민 기자

[충청투데이 이용민 기자] "난관의 연속이었죠."

오는 31일 준공식을 갖는 보재 이상설 선생 기념관의 건립사업을 이끌어 온 장주식 진천문화원장은 그간 추진 과정에 대해 묻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나 이내 "그래도 문화원장으로서 작품 하나 완성했다는 생각에 뿌듯합니다"라고 말하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보재 기념관은 목조와 철조의 결합체로 목구조부분은 수덕사 대웅전, 부석사 무량수전, 봉정사 극락전 등과 같은 고려 후기 전통건축 양식인 주심포 양식으로 설계됐다. 담백한 맞배지붕과 유려한 배흘림 기둥이 한옥의 아름다움을 극대화했다. 기념관 내부에 들어서면 연등천정이 눈길 닿는 곳마다 한옥의 멋스러운 분위기를 발산하고 바닥은 화강석 판석으로 우물마루 패턴을 구현해 걸음걸음마다 전통미를 느낄 수 있다.

진천 토박이인 장주식 원장은 고향에 대한 남다른 사랑을 품고 있다. 사회복지협회, 바르게살기협의회, 로타리클럽 등 왕성한 사회활동을 보였고 2차례나 충북도의회 의원에 당선하기도 했다. 2016년 진천문화원장에 당선된 뒤에는 내리 3선에 성공했다.

기념관은 건립 초기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업비 자부담 확보가 늦어지면서 수년간 공전하다 진천문화원이 보조사업자를 맡게 됐을 때 부담감이 컸다고 한다.

그는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때도 있었지만 보재 선생을 제대로 알리기 위해 일한다는 생각으로 버텼다. 선생의 높은 뜻과 그 발자취를 조명해 역사적 위상을 재정립하고 많은 이들이 구국정신을 본받고 애국애족의 유훈을 계승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상설 선생은 1870년 진천에서 태어나 1917년 연해주 우수리스크에서 서거하기까지 헌신한 독립운동가로 민족지도자요 사상가다. 고종의 정사로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참석했을 뿐만 아니라 북간도에 근대민족교육의 효시가 되는 서전서숙을 세우고 우리나라 최초의 수학교과서인 산술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장 원장은 2020년부터 이상설기념관건립추진위원장을 맡아 13억여원의 성금을 모으는 등 기념관 건립의 발판을 마련했다

유품을 불태우라는 유훈 때문에 유물 수집에도 어려움이 컸지만 장 원장이 전 국민 유물 기증기탁 운동을 벌이는 등 동분서주해 기념관을 채울 69점의 유물을 확보했다. 코로나19 시기 시멘트, 철근값이 폭등했을 때에는 지역 업체들을 찾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자재를 확보했다. 그는 "당시 공사업체가 돈 생각하면 진작 그만두고싶지만 건립관의 의미 때문에 계속 한다더라. 군민들과 기업들이 힘을 보탰고 송기섭 군수도 힘들 때마다 격려를 해줘 큰 힘이 됐다"고 회상했다.

이같은 공로로 장주식 원장은 지난해 6월 호국보훈의 달 정부 포상식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최근 청주에서 열린 삼일절 기념식에서는 충북도지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장 원장은 "독립운동의 초석을 닦은 이상설 선생은 백범 김구 선생도 존경하신 분"이라며 "민족의 얼이 약해지는 시기에 선생의 기념관이 독립정신의 교육장으로, 정신문화 특별시 진천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힘줘 말했다.

진천=이용민 기자 lympu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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