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의회, 신임 대표이사 과거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도 주장
市·박 대표이사, 사실 무근 입장 “시의장 논평은 명예훼손”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 임명을 둘러싼 논란이 심화되고 있다.

세종시가 인사청문회 없이 임명을 진행하자, 세종시의회가 박 대표이사는 박근혜 정권 당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주도한 인물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세종시의회는 성명을 통해 "박영국 대표이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한 혐의로 감사원으로부터 징계를 요구받은 인물이다. 이로 인해 문체부 1급 실장에서 2급으로 강등됐다"며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줄 세우고, 정치 편향을 이유로 낙인찍고,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당시 처분들이 세종시에서 또 다시 재현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어 "전문성이 입증되지 않은 공무원 관련 경력만으로, 그것도 문화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를 받았던 인물이 지역 문화와 예술에 대한 공감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며 "지역 예술인들과 제대로 교감해 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작가의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전시를 열고, 문화 트랜드를 반영하는 공연을 할 수 있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세종시의회는 "최민호 시장과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시의회는 "문화예술인의 자존심을 짓밟고 세종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를 무시하며 강행한 이번 처사는 세종시 이미지를 실추시킨 역사에 기록될 사안으로 규정하고, 최민호 시장에 대해 엄중히 책임을 끝까지 물을 것"이라며 "나아가 명분과 실리 모두 잃은 인사 참극에 향후 시민의 따가운 평가가 있을 것을 명심하길 바란다. 아울러 앞으로 협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시의회의 이 같은 주장에 세종시와 박 대표이사는 "사실이 아니다"는 입장이다. 박영국 세종시문화관광재단 신임 대표이사는 ‘세종시의회 의장 논평에 대한 임용예정자 입장문’을 통해 "세종시의회 의장은 저에 대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적시하여 논평함으로써 저의 명예를 심히 훼손했다"며 "박근혜 정부 문화계 블랙리스트 ‘주도자’가 아니다. 또한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전달했다.

이어 "조사과정 어디에도 제가 블랙리스트 ‘주도자’라거나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했다고 명기되거나 표현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세종시는 "이순열 의장의 논평대로 박영국 대표이사가 블랙리스트 작성을 주도했더라면, 감사원의 강도 높은 감사와 문화체육관광부 조사, 사법기관의 수사 및 재판을 거쳐 확정된 중징계 처분과 법적 책임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며 "세종시는 투명한 임용 과정과 공정한 평가 절차를 통해 역량 있는 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를 선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고 설명했다.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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