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선 시인·국제PEN한국본부 충북지역위원회 회장

12월 들어서면서 하루가 멀다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송년 모임의 연속이다. 모이기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정서적 유대감이 만들어낸 끼리끼리 문화일 것이리라. 소소한 친구 모임, 선후배 지역 모임도 많고, 각 기관이나 단체의 한해를 결산하는 시상식 행사가 특히 이목을 끈다. 총선을 앞둔 상황이라 선심성 수상자도 있을 것이다. 한 단체장의 수상자가 한두 명이 아니고. 적게는 예닐곱 명에서, 많게는 십여 명이 공동 수상을 하는 경우는 그 상의 가치를 가늠하기 힘들다. 어떤 문학상은" 때 되면 누구나 받는 상"이라는 수상자의 가벼운 발언으로 다른 회원들의 빈축을 샀고, 그 상의 가치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경우도 있었다. 상을 받는 건 누구에게나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공정한 심사를 거쳐, 누구나 "상을 받을 만한 사람이 받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여야 진정한 상의 가치가 빛날 것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회원이 많은 단체일수록 선출직 단체장의 표창장도 선심 쓰듯 남발되고 있다. 상을 받은 사람은 선출직의 표심으로 이어진다는 정설 때문이다.

우리 속담에 "소금 먹은 놈이 물 켠다."는 말이 있다. 그렇다. 과다한 염분 섭취는 우리 신체에 치명적 질병을 일으킨다. 부디 절제하고 정제된 포창장으로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지도자가 할 일이라는 생각이다.

얼마 전부터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대장동 개발 사건이나, ㄱ 여사의 D사 명품 가방 사건이나 모두 뇌물 공여자의 의도와 수혜자의 의도가 동상이몽이라, 사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수개월 동안 지리멸렬(支離滅裂)하게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기업은 권력자에게 뇌물성 현금이나 선물을 전하고 어려울 때 도움을 받는 것으로 공생 공존한다고 생각했지만, 토사구팽이 되자 언론 폭로를 통해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며 토로를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세상에는 된 사람, 든 사람, 난사람 3부류의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난사람이 너무 많다. 아니 난사람이 되고 싶은 사람이 차고 넘쳐서 여기저기 두더지가 튀어나오듯 툭툭 불거져 나와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다. 인생 2막을 시작하는 지금의 나는 어떤가? 웰다잉을 전파하며 노인 인문학 전문강사로 거듭나는 시점에서 지금까지 본의 아닌 실수나 신중하지 못한 일들이 있었더라도 고의는 아니었기에, 널리 용서를 구하는 마음으로 된 사람이 되어야겠다. 그래야 남은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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