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상 청주시체육회 사무국장

아직도 우리사회엔 비양심적 행태가 많이 남아 있다. 지난달 말 축구경기의 골잡이 중에서도 득점 욕심이 많다고 알려진 세계적인 축구스타 호날두가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음에도 "페널티킥이 아니다"라고 양심선언을 하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됐다. 결국 주심의 비디오 판독결과 페널티킥이 아니라는 최종 판정을 내렸다. 세계 최고의 골잡이로서 박수를 받을 만하나 소속팀 순위 등 욕심이 없는 여유로운 마음에서 양심선언이 나온 듯하다. 일부 언론조차 호날두의 ‘전례 없는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아쉬운 점은 도덕성을 겸비한 진정한 스포츠맨십에서 우러나오는 양심선언을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또 몇 년 전엔 모 공중파 방송에서 ‘낭만닥터 김사부2’가 방영된 적이 있다. 동료 의사들에게 사기 치는 비양심적인 사람에게 김사부가 호통 친 말이다. "돈 때문에 가족도 팔고 양심도 팔고 네 후배까지 팔아먹더니 이제는 동료 의사들까지 팔아 처먹을라고? 아무리 돈이 없고 화가 나고 무시당해도 자존심 상해도 절대로 타협하지 말아야 될게 있어. 그게 바로 양심이라는 거야. 넌 그 양심 지키기 위해서 어디까지 해봤어? 네 욕심대로 돈만 된다고 그러면 양심이고 나발이고 상관없이 다 팔아 처먹으면서... 양심하고 욕심하고 헷갈리면 안 되지"로 대사가 일단락된다. 양심과 욕심 사이에서의 갈등을 잘 묘사한 명대사 이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 때문인지 요즘 정치권이 꽤나 소란스럽다.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현직 정치인들은 의정보고회를 개최하고 지역행사에 참석하여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가 하면 정치신인들은 자신의 이름과 얼굴을 알리기 위해 사무실 개소식 및 출판기념회를 개최하기도 한다. 평상시에는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인사들이 선거철만 되면 자칭 지역의 봉사자이며 자기가 최고 적임자라고 외치고 다니는걸 보면 염치도 없고 참 가관이다.

보통 때에는 지역에 관심도 없다가 선거철에만 나타나는 뜨내기 떴다방 형식의 정치인들은 순수하게 봉사하겠다는 양심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위한 욕심에 불과하다고 본다. 일부 정치인들은 욕심만 그득하지 인간으로서 지녀야할 덕목 중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인 염치도 없는 것 같다. 선거운동 때와 당선되고 나서는 또 다르다고 한다. 진정한 양심이 아닌 것이다. 이러하듯 우리사회에 돈과 명예와 지위라는 유혹적인 욕심을 위해 양심을 팔아먹고 양심으로 포장하는 그런 사람이 대표자가 되어선 안 된다. 욕심을 버리고 염치를 아는 진정한 양심을 가진 봉사자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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