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도연 주다교육경영연구소 대표

어른들은 아이들이 자라나는 모습을 보고 ‘참 많이 컸네.’, ‘어른스러워졌네.’라면서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하곤 한다. 여기에는 어른이 되어 가면서 성장했다는 의미도 있고, 사려 깊이 생각을 하는 모습에 성숙했다는 의미가 들어있다. 아이들의 성장과 성숙에 대해 사용하는 단어의 맥락은 비슷하지만, 기간이나 정도에서 차이가 난다.

일반적으로 성장이란 생물이 자라나거나 사물의 규모가 커지는 것을 뜻하고, 성숙은 곡식이나 과일 등이 무르익거나 몸이나 마음이 완전히 자라나는 것을 의미한다. 성장이 비교적 긴 시간 동안 개인이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 해주는 새로운 지식, 기술 및 경험을 습득하는 과정이고, 성숙은 어느 시점에서의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책임감 있고 건설적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능력이다.

우리 사회에서 사람들은 학벌과 경력을 자랑하기도 하고, 외모와 지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사회가 성장에 집중되어 있어 학벌과 경력이 중요한 사회적 가치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성장 중심의 사회에서는 종종 짧은 기간의 성과에 집중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안정성이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단기적인 성과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가족의 소수화와 핵가족화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부모들의 너무 집중된 과보호가 오히려 자녀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녀의 재능과 인성을 찾아주고 키워주는 교육이 아닌 좋은 대학에 가기 위한 교육을 받게 된다. 더구나 부모들이 직장에 나가고 가정교육을 외부에 위탁하면서 아이들이 제대로 된 가정교육과 사랑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학교 교육에서도 공부와 성적이 모두인 것처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표준화와 효율성을 기반으로 한 성공의 가치를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성적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창의성, 문제 해결 능력, 협력과 소통 능력 등 다양한 능력을 존중하는 방법의 변화가 필요하다. 따라서 우리 교육은 인간의 전인적 성장이라는 교육 본질적 관점에서 교육의 패러다임도 개별화와 다양화에 초점이 맞춰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에서는 ‘교육적 성장’, ‘학생 성장’이라는 문구를 자주 쓴다. 이처럼 막연히 쓰고 있는 성장이라는 단어가 아이들의 성숙에 대한 교육은 간과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아이들이 성장과 함께 제때 제자리에 맞게 성숙되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교육은 중요하다. 이제 우리 아이들에게 성장과 성숙이 함께 이뤄지는 교육으로 미래 사회를 주도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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