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희 한국수자원공사 충북지역협력단장

신성희 한국수자원공사 충북지역협력단장
신성희 한국수자원공사 충북지역협력단장

올여름 지구촌 곳곳에서 폭우와 홍수가 이어졌다. 지난 8월 세계 평균 해수면 온도는 역대 가장 높았고, 열대성 폭풍도 역대 3번째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바야흐로 기후위기 뉴노멀 시대인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이번 여름 역대급 장마로 충청권과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이른바 ‘대기의 강’이 형성되어 연평균강수량의 3분의 1을 쏟아냈다. 이로 인해 충북 괴산댐이 월류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다행히 괴산군은 지차체와 주민들의 노력, 여러 도움의 손길 덕분에 빠르게 복구됐다. K-water 충북지역협력단도 힘을 보탰다. 두 차례의 대민지원 활동과 300만원 상당의 긴급구호품 지원, 1000만원의 성금 기탁과 중장비, 세탁차량 지원 등 주민들이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한 바 있다.

하지만 문제는 이번 장마뿐만이 아니다. 기후변화는 매년 일상화되고 있다.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이·치수 방법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특정 계절에 집중되는 강수량과 지역별로 두드러지는 강수량 편차, 그리고 산악지형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물관리 여건이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이상기후로 강수패턴이 더욱 극단적으로 변한 요즘, 댐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1973년 소양강 다목적댐 건설을 시작으로 금강에도 대청, 보령, 용담댐을 순차적으로 건설해 홍수와 가뭄에 대응하고 있다. 댐은 홍수와 가뭄을 모두 예방할 수 있는 근본적인 물그릇이다. 특히 다목적댐의 경우 용수공급·홍수조절·수력발전 등 여러 가지 목적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그 이점이 크다. 그러나 다목적댐은 전국 20개뿐으로, 중요성 대비 그 수가 많지 않은 편이다.

댐의 이·치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지류·지천의 정비기도 하다. 국회예산정책처 통계에 따르면 하천 홍수피해의 98.7%가 지방하천과 소하천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번 집중호우에서도 충남 논산의 논산천과 청양의 지천 등에서 제방이 붕괴돼 가옥과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 이러한 제방 붕괴 등의 원인은 단순히 홍수량 증가 때문이 아니다. 오래된 제방과 하천 형태에 따른 유속 차이, 물살의 충격이 집중하는 지형 등 다양한 요인이 있다. 이러한 요인들을 고려하여 피해가 집중되고 있는 지류·지천의 제방과 하천이 정비될 필요가 있다.

물론, 땅으로 새는 물을 막는 것도 물 복지 측면에서 중요한 사안이다. K-water는 해마다 땅속으로 새는 누수량을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환경부, 지자체와 함께 노후 상수관망과 정수장을 정비하는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을 추진해오고 있다. 이를 통해 상수도관의 노후화와 누수를 막고 상수도 재정의 악순환과 지역 간 먹는 물 서비스 격차를 해소함으로써 국민 물 복지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앙이 눈앞에 다가온 것을 느끼는 요즘이다.

기후재난으로 인한 인적·물적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전한 물순환 체계 구축과 지속 가능한 통합 물관리를 통해 민·관·공이 협력하여 더 나은 환경을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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