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 대전시교육청 총무과 주무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 젊은 시절의 고생은 장래 발전을 위하여 좋은 경험이 되므로 달게 여기라는 말이다. 곧 불혹을 바라보는 30대 후반의 현재, 지난날을 돌아보면 주변 동년배에 비해 나의 인생은 고생의 연속이었다. 집은 태어날때부터 어려워서 학창시절에 학원 한 번 다녀보지 못했고, 허름한 작은 집이 창피해 친구를 초대한 기억도 한 번밖에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여 다행스럽게 등록금이 저렴한 대전의 국립대에 합격했고, 그동안 모아놓은 돈과 부모님께서 지원해주신 입학금으로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 대학에 합격한 행복도 잠시, 대학교 생활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학자금을 대출받고 종종 장학금도 받아 어찌저찌 수업료는 충당할 수 있었지만 생활비 마련을 위해 아르바이트는 선택이 아닌 필수였다. 지금와서 돌이켜보면 대학교때 했던 아르바이트를 합치면 열 가지도 넘을 정도로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것 같다.

이후 아버지의 권유로 ROTC에 입단하여 장교로 군복무하며 모은 돈으로 대학기간 빌렸던 학자금도 상환할 수 있었고, 남은 돈으로 공무원 준비를 해 합격 후 현재 10여 년 넘게 공직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나보다 더 많이 고생했거나, 현재 더 좋은 위치에 있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다만 고생과 성공의 크기를 떠나 과거의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분들이 있다면 고생과 경험은 추후 인생에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니, 좌절하지 말고 고생을 극복해 내길 바란다는 말을 하고 싶다.

음식점 아르바이트 때 볶음밥 만드는 방법은 각종 회식이나 모임에서 아직도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공사장에서 일했던 경험들은 학교나 기관에서 시설 관련 업무를 볼 때 많은 도움이 됐다.

또 군 복무 시 터득한 각종 문서작업 능력은 현재 일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내가 크게 성공한 사람은 아니지만,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열심히 산 노력과 경험들 덕분에 현재의 나를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부모님의 도움을 받고, 돈을 버는 시간에 또 다른 경험을 했었다면 지금의 내 모습이 더 좋아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그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하듯,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고, 고생을 극복해 내는 지혜를 가진다면 현재보다 나은 나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있어 고생과 경험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소중한 것이며, 또한 인생은 고생의 연속이다.

당신에게 갑자기 돈이 생긴다면 사고 싶었던 물건을 사는 것도 좋지만 그 돈을 이용해 가치 있는 경험해 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싶다.

과거의 나를 만난다면 꼭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

고생 정말 많았다고, 고생한 만큼 나중에 행복한 일이 있을 거라고, 그리고 넌 지금도 행복을 위한 고생 중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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