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현 동천안농협 조합장

지구가 급격한 기후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각국이 가뭄·지진·폭설·폭우·태풍 등 해마다 이상기후가 더 자주, 더 강하게 발생하면서 국가적 재난 유형으로 발전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UN)사무총장은 지난 7월 "지구 온난화 시대가 끝나고 지구 열대화(Global boiling) 시대가 시작됐다"고 경고했다.

이상 기후변화에 가장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농업’은 피할 수 없는 대전환의 시대적 과제이자 국가적 사명이다. 농업은 식량안보를 바탕으로 한 ‘식량주권’이다. 지금이 농업의 첨단·디지털화 등으로 농업 생산성을 높이고, 농촌으로 인구를 유입해 지방 소멸 등의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

그 대안이 사물인터넷(IoT)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통해 시간과 장소 등의 제약 없이 농사환경을 관측하고, 인공지능(AI)으로 생산을 관리하는 ‘스마트팜’이다.

스마트팜 개념은 비닐하우스·유리온실·축사 등에 IoT, 빅데이터, AI, 로봇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해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원격·자동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지능형 농장’이다. 스마트팜은 농업인구의 감소와 고령화, 농촌 소득사업 부재, 지방 소멸 등 농업·농촌의 고질적 문제 해결의 대안이다.

스마트팜은 농산물의 품질과 생산 면적 이상의 생산성을 높이고, 경영비는 낮춰 농가 소득을 증대시킬 수 있다. 농사에 ICT·AI 등의 활용으로 노동력 부족에 대응하고, 전문 기술을 습득한 청년 농업인의 유입도 가능하다. 이상기후에 따른 기후변화의 불확실성 대응도 가능하다.

스마트팜 대표 국가는 농업 선진국인 네덜란드를 꼽는다.

네덜란드는 전 국민의 1%인 농민이 국내총생산(GDP)의 8%를 생산한다. 우리나라는 후발 주자지만 ICT 강국으로서 스마트팜 분야에서 충분히 기회를 살릴 수 있다.

동천안농협은 2021년 ‘농협 스마트팜’ 모델 1호 시범농장을 구축했다. 스마트농업 입문을 희망하는 농업인과 청년 농업인에게 영농·재배·판매 등 모든 과정을 경험하도록 교육해 초기 영농의 시행착오를 막고, 보다 쉽게 스마트농업 도입을 지원하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하는 농산물은 조합이 운영하는 ‘로컬푸드 직매장’ 등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판로도 개척했다.

윤석열 정부는 2027년까지 농업 생산 30%를 스마트농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를 담은 ‘스마트농업 확산을 통한 농업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스마트농업을 전(全) 품목으로 확대하고 민간 기술 역량 강화가 핵심이다.

농업 강국 네덜란드가 있기까지 스마트농업 등 다양한 도전과 실패, 시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산업화로 밀린 대한민국 농업을 부가가치 높은 첨단 농업으로 전환을 위해서는 스마트농업 확산과 청년 창업농 지원 강화 등에 전심전력(專心專力)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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