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옥선 대전시 교통정책과장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순국선열을 기리는 날이라는 의미에서 보면 다른 나라에도 우리와 같은 기념일이 있다.

영연방 유럽의 여러 나라들은 1918년 11월 11일을 제1차 세계대전 종전일을 영령기념일(Remembrance day)이라 하여 전사자들을 기억하고 추도한다. 독일은 성탄 4주 전 일요일을 국민 애도일로 기념하고 있고, 미국은 매년 5월 마지막 월요일에 메모리얼 데이가 거행됨으로써 3일의 연휴를 갖고 각종 행사를 통해 전몰자를 기리고 있다. 특히 영국은 11월을‘전쟁 희생자들을 위한 추모 기간‘으로 정해 다양한 방법으로 전사자들을 추모한다. 마을마다 특색있는 시가행진을 펼치고 사람들이 사는 가까운 곳에 위령비나 기념하는 공간을 마련해 붉은 양귀비(포피, Poppy) 화환이나 조화를 올려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최근 잉글랜드 프로축구(프리미어리그)을 시청한 팬들은 지난해 11월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 가슴 가운데에 붉은색 동그라미 무늬를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맘때 영국 축구 경기장에서는 경기전 군인들의 추념행사와 함께 관중들의 묵념이 끝나면 선수들은 붉은 양귀비(포피) 무늬가 있는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뛴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6월을 호국보훈의 달로 정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하는데, 영국에서는 우리와 좀 다른 방식으로 호국영령을 기리고 추모하는 것 같다. 현충일 유래에 있어서도 우리는 좀 다르다. 유럽을 포함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1, 2차 세계대전의 전몰자를 기념하는 반면 우리는 한국전쟁인 6. 25전쟁으로 40만명 이상의 국군이 희생되어 이분들을 추모하기 위해 정부는 1953년 현충기념일을 정하여 시행하게 됐다.

올해도 며칠 있으면 68번째 현충일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현충일 당일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10만 명 이상의 참배객과 유가족들이 방문했고, 올해에도 코로나 이전 수준 이상으로 많은 참배객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우리시는 올해에도 참배객의 교통편의를 위해 현충일 특별교통대책을 추진한다. 대전현충원에 3552면의 주차장과 대전월드컵경기장과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에 2790면의 임시주차장을 마련하고, 아침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임시주차장과 현충원을 오가는 셔틀버스 25대를 운행한다. 또한 원활하고 신속한 교통소통을 위해 셔틀버스, 시내버스, 긴급 차량을 대상으로 노은주유소네거리에서 현충원까지 전용차로도 운영한다. 이러한 특별교통대책에도 불구하고 현충일 당일에는 교통 혼잡이 불가피하므로 현충일전 휴일(6월 3~4일)에 나눠 참배하기를 권장드린다. 부득이 현충원 방문이 어려운 경우는 국립대전현충원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온라인으로 참배하는 방법도 있다. 해마다 6월에는 호국영령을 기리며 오늘의 우리가 있음을 다시한번 마음에 새기며 감사와 사랑의 마음으로 주위 사람들을 돌아보는 호국보훈의 달이 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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