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훈 대전우리병원 척추센터 신경외과전문의

프로야구가 개막하고 날씨도 온화해지면서 사회인 야구를 즐기는 시민들이 많아졌다. 야구는 축구·농구 등 다른 스포츠와 달리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공을 빠르고 멀리 던지다 보니 경기 후 어깨와 함께 등·옆구리·갈비뼈에 통증을 느끼고 병원을 찾는 사례가 많다. 목 디스크나 허리 디스크는 병명과 증상 등이 비교적 잘 알려져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지만, 흉추 디스크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조기 발견이 쉽지 않다. 등뼈에 발생하는 디스크는 증상이 가슴에서 주로 나타나기 때문에 갈비뼈 또는 내장 기관의 문제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다.

인간은 7개의 목뼈(경추), 12개의 등뼈(흉추), 5개의 허리뼈(요추), 5개의 엉치뼈(천추), 4개의 꼬리뼈(미추)를 가지고 있는데, 이중 흉추의 개수가 가장 많다. 흉추디스크 환자는 전체 디스크 환자의 약 1%를 차지하고 있는데, 대부분 격한 운동을 하는 운동선수들에게서 발병한다. 대표적으로 야구선수 중 투수 포지션이 흉추디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흉추디스크는 부위가 넓다 보니 등뼈의 상단부(목 근처)에서 발병하면 목디스크와 유사하고, 하단부(허리근처)에서 발병하면 허리디스크와 비슷해 조기 발견이 어렵다.

흉추디스크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등과 옆구리, 앞가슴에 저린 통증 △앞가슴 부분의 뻐근함 △속 답답함 △등 결림 등이 있다. 특히 흉추의 상부 발병 시 팔과 등에 방사통이 발생하고, 흉추 하부에 발병 시 다리저림과 당김 증상이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흉추디스크의 주요 원인으로는 외부의 강한 충격과 노화를 꼽을 수 있는데 격한 운동이나 교통사고, 낙상 같은 충격과 강한 압박으로도 발생할 수 있다. 노화로 인해 뼈가 약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발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흉추디스크의 치료는 비수술적인 치료방법인 운동치료, 물리치료, 약물치료를 병행하며 경과를 지켜보다가 호전이 없을 시 수술적 방법을 선택하게 된다. 흉추는 척추관이 좁고, 굵은 신경 줄기인 흉수가 있을 뿐 아니라 갈비뼈가 척추 뼈마다 쌍을 이뤄 수술 시 접근이 까다롭다. 따라서 흉추 수술은 보통 전신마취를 하고 등 뒤쪽을 절개한다. 시야 확보를 위해 뼈를 잘라내고, 많은 신경을 젖히고 접근해 마비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최근에는 흉추 디스크를 비교적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흉추 디스크 내시경 수술법’이 개발돼 국소 마취로도 치료가 가능해졌다. 수술 방법은 옆구리를 10㎜ 정도 절개해 내시경카메라와 수술장비를 삽입한다. 이후 화면을 보면서 탈출된 추간판을 제거하는데, 초고해상도 카메라로 시야를 확보하기기 때문에 더 정확한 시술이 가능하다. 수술은 통상적으로 1시간 이내에 끝나며 10㎜ 미만의 상처를 통해 회복이 빠르고 수술 부위의 감염 위험이 획기적으로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다.

흉추디스크는 과거에는 수술이 까다롭고 회복도 오래 걸리는 병으로 여겨졌져왔다. 하지만 이제는 2주 이내 생활 복귀가 가능한 치료법이 개발됐다. 이에 증상이 의심된다면 망설이지 말고 경험이 풍부한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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