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미성숙한 시기 발생하는 임상 증후군
유아, 자극에 과민하거나 둔감할 때 의심
운동·작업·언어·약물 등 재활 치료법 다양

▲ 단국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김서영 교수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우리나라에서 뇌성마비의 유병률은 생존 출생아 1000명당 2~3명 정도이다. 이 수치는 지난 40년간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지만 추세로 보자면 증가세로 볼 수 있다. 증가세의 원인으로는 산부인과와 신생아 중환자실 치료가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고 조산아의 생존율이 높아진 점을 들 수 있다. 가능한 조기에 위험군을 선별해 조기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뇌성마비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김서영 교수와 함께 알아보자.

도움말=단국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김서영 교수

Q1. 뇌성마비란 어떤 질환인가?

뇌성마비는 하나의 질병이 아니고 뇌가 미성숙한 시기에 뇌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운동과 자세 이상을 특징으로 하는 임상 증후군이다. 이로 인해 보행 및 이동에 제한이 생기며 언어 장애, 정신지체, 감각장애나 경련과 같은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Q2. 뇌성마비의 조기 발견이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조기 진단은 아동의 운동신경 및 성장발달을 정상에 가깝도록 발전시키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인간의 뇌는 출생 이후 계속 발달하는데, 어릴수록 뇌가 발달할 능력이 높다. 이러한 발달은 경험, 학습과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또 아동은 발달할 때 특정 기능과 행동을 학습할 수 있는 결정적 시기가 있고 이 시기를 놓치게 되면 발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가능하면 이른 시일에 뇌성마비를 진단해 가능한 조기에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Q3. 뇌성마비를 의심해야 할 증상은 무엇인가?

유아가 자극에 지나치게 과민하거나 둔감할 때, 몸에 힘이 없어 축 처지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뻣뻣할 때 의심해볼 수 있다. 뒤집기나 앉기, 기기, 서기, 걷기 등의 운동 발달이 또래보다 늦을 때도 뇌성마비를 의심할 수 있다.

또 비정상적인 움직임이나 자세를 보일 때 의심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뒤집기를 할 때 목과 몸통을 활이 휜 듯이 뒤로 젖히는 경우, 길 때 팔다리를 교대로 움직이지 않고 토끼가 뛰는 것 같이 두 다리를 모아서 기는 것, 1살 이전에 주로 한쪽 손만 사용할 때 그리고 항상 까치발을 쓰려고 하는 행동을 보일 때도 뇌성마비를 의심할 수 있다.

Q4. 뇌성마비의 재활에는 어떤 것이 있나?

뇌성마비 아동은 다양한 임상 양상을 보이는 만큼 다양한 재활 치료 방법이 있다. 기본적으로 운동치료와 작업치료, 언어치료가 있고 보조기를 사용하거나 약물치료를 하기도 하며, 필요에 따라 수술적 치료를 하는 경우도 있다.

운동치료는 자세 잡기와 근력강화운동, 그리고 관절 구축 예방을 위해 근육을 늘려주는 운동 등을 포함한다. 여기에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보바스 신경 발달 치료 또는 보이타 치료 방법 등을 시행한다. 작업치료는 주로 팔이나 손의 운동, 감각, 협응 기능을 호전시키기 위한 치료이다. 도구를 사용해 놀고 세수하기, 옷 입기 등 아동이 생활할 때 필요한 다양한 동작을 훈련한다.

Q5. 뇌성마비는 질환의 중증도에 따라 어떻게 다른가?

뇌성마비의 중증도를 경증, 중등도 그리고 중증으로 나눴을 때 경증은 적극적 치료 없이도 독립적 보행 및 일상생활을 꾸려나갈 수 있다. 중등도는 보조기, 보장구의 도움으로 보행, 일상생활 동작 수행이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중증의 뇌성마비는 이러한 보조기를 사용해도 보행 및 일상생활을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수행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

이동과 보행을 얼마나 독립적으로 할 수 있는지에 따라 대동작 기능 분류라는 평가도구로 5단계로 나눠 분류하기도 한다.

Q6. 뇌성마비 환자의 근육 긴장도 증가를 치료할 방법은 없나?

경직은 나타나는 범위나 중증도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치료한다. 경직이 전신에 광범위하게 나타날 때는 근이완제 약물을 사용하지만 부작용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졸림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필요한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한다. 경직이 부분적으로 있을 때는 보툴리눔 독소 주사를 보편적으로 많이 사용한다. 이외에도 보조기를 처방하거나 석고 고정술을 사용하기도 하며, 경직으로 인해 발생하는 이차적인 변형을 교정하기 위해 수술적 치료를 하기도 한다.

Q7. 올바른 보조기 사용법은?

보조기는 관절이 굳거나 변형이 생기는 것을 막아주고 약한 근육을 보호하며, 필요한 관절 움직임을 도와주는 목적으로 사용된다. 주로 발이나 발목에서 일어나는 변형을 방지하고 보행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 발목 발 플라스틱 보조기나 맞춤 깔창이 흔히 처방된다. 필요에 따라 상지 보조기 또는 체간 보조기들을 사용할 수 있다. 모든 보조기는 환아의 경직 정도나 나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고려해 전문의의 정확한 평가로 환아에게 가장 적합한 종류를 선택, 맞춤식으로 제작하고 잘 맞는지 검수해야 한다.뇌성마비는 조산과 저체중 출산이 가장 큰 위험인자이고, 원인이 확실하지 않은 경우도 많으므로 완전한 예방법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임신 기간 풍진이나 매독 등 바이러스 감염이나 약물 복용 등 다른 잠재적인 위험인자들을 잘 조절해야 한다. 소아 시절 두부 외상 등 후천적 원인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김서영 교수는 "뇌성마비는 증상이나 중증도가 매우 다양하며 보행 및 일상생활에 거의 지장이 없을 정도로 경미한 경우도 많다"며 "많은 뇌성마비 아동이 성장하면서 적절한 재활 치료를 통해 스스로 걷고 교육도 받으며 독립적인 삶을 살아간다. 이를 위해서는 재활 치료실에서의 치료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들의 참여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이미지=아이클릭아트 제공

천안=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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