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담 천안교도소 교감

필자는 35년간을 교도소에 근무해 오면서 다양한 유형의 수감자들을 접해 왔다. 그리고 그들의 재범 방지를 위한 교정교육을 해 왔다. 그중에 마약 관련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오랫동안 마약 청정국으로 알려져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간의 정황을 보면 우리나라가 세계 마약 거점도시로 표적화되어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급속한 세계화로 학생들의 해외 유학과 해외 교류가 활발해지는 과정에서, 일부 유학생들은 타국에서 느끼는 향수와 외로움을 달래 보려고 향정약이나 마약을 접한 것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외국인 유입 또한 비슷한 상황에서의 마약 접촉과 밀반입이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교도소에 들어온 재범 마약사범에게 ‘왜 또 구속되었나’하고 질책하듯 물어보면, ‘마약보다 더 좋은 것이 없는데 뭘 그럽니까?’라고 반문한다. 심지어는 ‘그 좋은 것을 왜 안 합니까?’, ‘마약을 해 보지도 않은 사람이 어떻게 강의합니까?’라며 화(禍)를 내기도 한다. 여기다 한술 더 떠서 외국인 수용자들은 출소하는 날 기념으로 ‘(마약을) 한 대 맞고 집에 간다’라고 자랑질한다. 그때마다 ‘마약은 한번 손대면 정말 끊기 힘들다’라는 말을 실감한다.

마약은 점점 접촉할 기회가 많아져 왔다. 일부 동남아시아 국가에서는 아이들의 과자류에 마약 성분이 나온다고 한다. 여기에 중독된 아이들은 대마 성분의 과자만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중독성과 접촉 기회의 다양성 때문일까? 사회 지도층뿐만 아니라, 배우, 일반인들 심지어 청소년들까지 마약 접촉자가 늘고 있다. 전 경찰청장 아들의 마약 사건이 보도됐고 최근에는 유명 배우 유아인의 마약 관련 보도가 연일 나오고 있다. 그 시작은 약에 대한 호기심, 우울증. 다이어트 등 다양하다고 한다. 액상 주사 1대가 30~ 50만 원에 팔린다고 하니 마약은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지름길이 된다. 그런데도 마약 관련 재수감자는 늘어난다.

마약은 한번 접하면 정말 끊기 어렵다고 한다. 재활센터에서도 단약(斷藥)은 정말 힘들다고 한다. 언제든지 다시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재범률은 40%에서 80% 이상이라는 통계도 있다. 마약 관련 재수감 자들은 ‘마약은 죽어서 관 뚜껑을 덮어야 끊을 수 있다’고 한다. 그 중독의 심각성을 감히 짐작할 수 있다. 마약은 단순한 호기심으로라도 해서는 안 된다. 그러나 마약을 접하고 거듭 수감되는 그들을 교육하는 필자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러하기에 그들을 교육하면서 다시는 재범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오늘도 우리 천안교도소 심리치료과 직원들은 그들을 위해 힘써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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