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취임하며 세운 목표 어느정도 이뤄
후배들과 그룹 미래 위해 용퇴 결정
글로벌 주요 금융사와 PBR 격차 축소
디지털 관점 적극적 확장 기회 찾을 것
비은행 계열사 수익비중 50%로 늘려
각 업권별 시장 지위 제고 주력할 것
2023년 차별적 위기관리 역량 중요
건전한 포트폴리오 구축 힘 쓸 예정
임기 끝나면 고문으로 활동할 계획
그룹 위한 일이라면 최선 다 할 것

▲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신한금융그룹 제공

[충청투데이 이병욱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1984년 신한은행에 행원으로 입사해 33년만에 은행장의 자리까지 오른 ‘정통 신한맨’이다. 은행장이 된 뒤에는 인토네시아와 미얀마,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신한은행의 글로벌 시장 개척에 큰 성과를 거뒀고, 이를 바탕으로 2017년 신한금융지주 회장에 임명됐다. 조 회장은 2020년 연임 성공에 이어 2023년에도 3연임이 유력했으나, 그룹의 미래를 위해 용퇴를 결정하며 업계에 큰 울림을 주기도 했다. 유년기 학창 시절을 대전에서 보내며 대전사람이자 충청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살아온 조 회장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대담=이환구 서울본부장

-충청 출신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대전과의 인연이 궁금하다.

"출생지는 경남 함안이지만 철도청 공무원이셨던 부친을 따라 어릴 적부터 온 가족이 대전에 살았다. 문화초등학교와 삼광중학교(현 경덕중학교),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한 완전한 대전사람이다. 늘 대전과 충청을 생각하는 충청인이라고 자부하며 살아 왔다."

-회장직 3연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는데 용퇴를 결정한 이유는.

"최초 회장에 취임하면서 세웠던 목표들이 있었다. 그룹의 비은행 분야를 성장시키고,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그러면서도 은행의 파이를 키우는 것 등이 있었다. 제가 행장 시절 그룹의 글로벌 수익이 1000억원에 못 미쳤는데, 지금은 약 6000억원에 달한다. 아직 갈 길이 남았지만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기에, 이제 후배들과 그룹의 미래를 위해 떠나기로 결단했다. 세대교체를 위해서라고 할 수 있겠다."

-올해 신한금융의 주요 과제는 무엇인가.

"글로벌 주요 금융사와 PBR(주가순자산배율) 격차를 줄이고자 한다.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초과하는 자본 여력을 기초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하고, ‘총주주수익률 관리’를 재무 전략의 핵심 지향점으로 삼아 주주 가치를 회복해야 한다. 앞서 언급한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모든 그룹사에서 추진할 것이다. 우량한 회사를 대상으로 인수합병에 집중하는 한편, 글로벌과 디지털 관점에서도 적극적으로 확장의 기회를 찾고자 한다."

-새해 경영의 키워드를 꼽자면.

"2030년까지 그룹 당기순이익 중 글로벌 수익 비중 30%, 비은행 수익 비중 50% 달성을 통해, 1등 금융그룹이 되자는 목표(2030 신한 1! 3! 5!)를 수립한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중기 목표 지향점을 달성하기 위한 첫해이자 2022년에 이어 극도의 불확실성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핵심 키워드를 ‘BreakThrough’와 ‘변화와 도약’으로 정했다. 위기 돌파를 통한 성장이라는 ‘BreakThrough’의 일관성과 연속성은 유지하면서도, 위기 돌파를 넘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혁신하면서 남들과는 차별화된 성장 발판을 마련하고자 한다."

-계열사 간 상승효과 극대화를 위한 새로운 전략은 무엇인가.

"다른 업종과의 제휴를 확대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데 주력할 것이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을 중심으로 비금융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지속적인 계열사 M&A를 통해 완성된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투자·운용·부동산·VC 등 다양한 사업라인의 협업 체계를 더욱 고도화할 것이다. 또 국내·글로벌 SI펀드를 활용한 전략적 투자와 제휴를 통해 외부 협업을 확대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비은행 계열사 수익 비중을 중장기적으로 어느 선까지 확대할 계획인지.

"중장기적으로는 이익 비중을 50%까지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최근 시장 금리 상승과 부동산 금융 시장 급격한 경색으로 증권, 캐피탈 등 IB 핵심 자회사들의 손익 확대가 단기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는 반면, 은행은 금리 상승에 따른 유동성 확보와 적정 마진율 유지로 손익 전망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상황이다. 비은행 계열사의 이익 비중이 단기적으로는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나 철저한 리스크 관리 아래 IB, 운용, 부동산, VC 등 자본시장에서 각 업권 별 시장 지위 제고에 주력하는 전략을 수립했다."

-2023년 위기 극복을 위한 복안이 있다면.

"올해는 종전의 이론과 규칙이 통하지 않고 미래 불확실성이 더욱 심화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차별적인 위기관리 역량이 그 어떤 해보다 중요할 것으로 판단한다. 먼저 다양한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시나리오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 데이터를 활용해 위기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함으로써 위기 상황에도 버틸 수 있는 건전한 포트폴리오 구축에도 힘쓰겠다. 끝으로 ‘지속 가능 성장’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적정 수준의 자본을 유지해야 한다. 내년엔 바젤Ⅲ 자본 규제가 새로 적용됨에 따라 금융사의 자본관리가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므로 지속가능한 성장의 기반이 되는 자본적정성 관리를 위해서는 효율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이 과거보다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금융의 배당 정책 등 주가 부양 계획이 궁금하다.

"신한금융은 지속적인 주주 환원 확대 정책을 견지하면서 배당뿐만 아니라 자사주 매입과 소각까지 포괄하는 총주주환원율 관점에서 주주환원 정책을 추진할 것이다. 매년 점진적인 주당 현금배당을 확대하는 한편, 분기 배당을 정례화하겠다. 총주주환원율을 견조하게 증가시킬 계획이다."

-임기가 끝난 뒤 계획이 있는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끝으로 임기를 마치면 고문으로 그룹의 대내외적 발전을 위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과하지 않은 선에서 그룹을 위한 일이라면 최선을 다 할 생각이다."

-끝으로 지역민과 충청투데이 독자에게 한말씀 부탁드린다.

"금융산업의 본질은 연결성에 있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더 밝고 풍요로운 내일을 꿈꾸는 개인들의 요구는 더욱더 다양해질 것이고, 그에 발맞춰 금융의 역할 역시 더욱 확장되고 다각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그룹은 고객에게 더 나은 미래, 꿈꾸는 미래를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저도 회장직에선 물러나지만, 예전부터 추진해 온 신한 퓨처스랩 등 대전과 충청을 비롯한 지역 거점별 스타트업 육성에 더욱 관심을 갖겠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가 될 것이라고 하지만, 용기 잃지 말고 모두 함께 극복해 나가는 새해가 되길 바란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란다."

정리=이병욱 기자 shod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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