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대전우리병원 척추관절 비수술치료센터 진료부장

대한민국 서울, 이태원 길거리에서 믿기 힘든 압사 사고가 벌어졌다. 길거리에 수많은 사람들이 의식을 잃고 바닥에 눕혀지고, 사방에서 CPR이 벌어진다.

CPR의 목적은 심정지 상태의 환자의 멈추어진 심장을 대신해서 인위적으로 외부에서 강하게 환자의 가슴을 압박해, 멈춘 심장의 역할을 짧은 시간 대체해 주는 것에 있다.

병원 응급실 이송 전까지 시간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적절한 CPR을 받는 것은 평소 건강하게 지내던 20대를 죽음에서 건져내는 매우 중요한 행위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은 이런 중요한 행위가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CPR을 할 때는 흉부압박의 깊이, 시행속도가 중요하다. 심정지 환자의 가슴에서 흉부압박을 시행하는 사람의 손이 떨어지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쓰러진 이의 친구가 1시간 이상 CPR을 지속했다는 언론 보도도 봤는데, 절대 한 사람이 지속해서는 정확한 흉부압박을 할 수 없다.

병원에서는 2분 간격으로 흉부압박을 시행하는 의사의 손을 바꿔준다. 아무리 건장한 성인 남성이라도 그 이상의 시간을 지속해서는 효율적인 흉부압박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방식을 사용한다.

그렇기에 최소 3명이 팀을 이루고, 돌아가면서 흉부압박을 시행하게 된다. 숨을 돌리고 있는 의료진은 흄부압박이 제대로 시행되고 있는지 흉부압박을 시행하고 있는 시술자의 어깨, 팔꿈치, 손목 등을 살펴본다.

환자의 의식, 맥박이 돌아올 때까지는 시술자의 손을 바꿔 주는 짧은 순간에도 끊어지지 않게 흉부압박을 지속하려고 노력한다.

물론 이번과 같은 재난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사고가 발생했다면 주위의 사람을 적극적으로 모아서 함께 CPR을 시행해야 한다.

필자가 본 기사 사진들에서는 환자 한 명에 응급구조사 한 명씩 붙어서 CPR을 하고 있었다. 도움을 준 일반 시민들도 마찬가지 모습이었다. 두렵고 혼란스러운 상황속에서의 어려움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하지만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환자 앞에 CPR 상황을 지휘할 수 있는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한 명이 있다면,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의 손을 활용해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CPR을 시행해야 환자를 살릴 수 있는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재난상황에서 CPR을 시행할 때 조금은 나아지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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