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혜·취재2부 교육문화팀 기자

[충청투데이 정민혜 기자] 많은 사람들이 ‘오페라’하면 지루하고 어렵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부끄럽지만 문화 담당 기자인 필자조차도 오페라는 대학 시절 ‘오페라의 이해와 감상’이라는 교양과목 레포트 과제를 위해 관람했던 게 전부다.

그도 그럴 것이 오페라는 일단 태생부터가 이탈리아 부호 메디치가의 딸과 프랑스왕의 결혼 축하공연으로 탄생했다.

프랑스대혁명 이전까지 귀족들이 주로 즐기는 고급 예술이었다.

오페라의 또다른 장벽은 ‘외국어’에 있다. 이탈이아어, 독일어 등 원어로 진행되다 보니 자막이 없으면 이해하기 어렵다.

필자 역시 교양과목 시험을 준비하며 외국어로 된 아리아들을 외우느라 머리를 싸맸던 기억이 있다.

지난 주말 대전예술의전당에서 제작한 아트팝 오페라 ‘안드로메다’를 관람했다.

‘안드로메다’는 2020년 갈라콘서트, 지난해 전막 공연 후 평단과 관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수정·보완을 거쳤다.

대전 대표 공연을 목표로 야심차게 만들어진이 작품은 ‘눈’, ‘첫사랑’, ‘내 영혼 바람 되어’ 등 김효근 작곡가의 명곡으로 구성됐다.

외국어가 아닌 한국어로 된 서정적인 노랫말과 멜로디가 귀를 사로 잡았다.

과학도시 대전 답게 화려한 무대 영상 기술도 눈에 띄었다.

한 편의 공상 과학 만화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앞서 ‘안드로메다’에 출연하는 바리톤 박상돈 씨의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대전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조명과 프로젝터만 사용했던 이전의 무대 영상에 LED를 추가해 선명도는 더 높아졌고 효과는 더 화려해졌다"고 설명했다.

윤서준, 이해원, 강혜명, 김광현, 박상돈 등 출연자들의 열연과 가창력은 무대의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특히 마지막에 전 출연진이 나와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합창하는 장면은 깊은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급하게 전개되는 주인공의 러브 스토리와 썰렁한 농담 뒤 이어지는 까마귀 소리와 같은 오래된 유머코드 등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는 다소 아쉬움이 느껴졌다.

다만 예술성과 대중성을 모두 추구하는 아트팝 오페라 장르를 처음 시도해 시민들에게 한 층 더 가깝게 다가가려고 했다는 점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앞으로도 대전을 대표하면서도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공연이 꾸준히 시도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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