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숙 세종특별자치시의원

어릴 적 신문을 좋아했다. 매일 새롭고 다양한 소식을 만날 수 있는 신문은 한마디로 신세계였다. 갱지와 잉크가 주는 특유의 냄새는 지식인의 향기였다. 신문을 한 장씩 넘기며 기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쌓아 올렸고, 첫 번째 직업이 됐다.

기자로서의 7년은 배움의 연속이었다. 각계각층의 사람을 만나며 다양한 시각과 생각을 인정하는 삶의 태도를 배웠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닌, 대안 있고 방향을 제시하는 기사가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문화와 교육, 의료, 행정 등 다수의 출입처를 맡으며 배경지식이 풍성해졌고, 도전적이며 호기심 많은 성격도 덤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기자의 한계를 경험하면서 때때로 갈증을 느꼈다. 특히 행정 분야의 제도 개선은 기사만으로 직접적인 변화를 이뤄내기 쉽지 않았다. 대안이 있는 기사를 썼지만, 관련 분야 조례가 제정되지 않으면 상황이 바뀌기 어렵다는 공무원의 말을 들으면서 두 번째 꿈을 꾸었다.

제4대 세종시의회 의원이 된 지 이제 막 한 달하고 보름이 지났다. 세종시교육청과 소방본부, 세종시 시민안전실의 주요업무보고와 교육청의 추가경정예산에 대한 심사를 마쳤고, 5분발언의 첫 무대에도 올랐다. 지역구인 나성동에 시급한 현안이 무엇인지 세밀하게 챙기며 9월부터 진행될 의정활동의 꽃, 행정사무감사를 준비 중이다.

선출직공직자인 지방의원과 취재기자는 다른 듯, 닮아있다. 제일 먼저 상임위와 출입처에 따라 분야별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집행부는 물론, 전문가, 시민 등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듣고 소위 집중해 일할 ‘꺼리’를 선택한다. 본인의 노력과 역량에 따라 관심 있는 분야는 심도 있게 파고들어 전문성 또한 키울 수 있다. 기자는 기사로, 의원은 조례나 정책 제안으로 결과물로 도출한다.

두 번째,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도 비슷하다. 사회의 부조리, 불합리를 경험한 시민들은 자체 해결을 시도하다 한계에 부딪치면 두 갈래의 길을 찾는다. 언론인 또는 선출직공직자 이다. 직업적 윤리의식과 시대적 사명감이 비슷하게 맞닿아 있다 보니 사회적 약자와 시민의 입장에 서서 집행부를 향해 큰 목소리를 낸다.

마지막 공통점은 바로 ‘현장에 답이 있다’이다. 한쪽의 말만 들어서는, 두꺼운 자료만 들여다봐서는 정답을 찾을 수 없다. 예를 들어 A학교가 과밀학급이 되었다고 해보자. 원인분석과 해결방안 마련을 넘어서 과밀학급을 직접 찾아가 학생과 교사의 힘든 점을 들어봐야 한다. 교실에 수용인원이 몇 명 이상이 됐을 때 학생들이 불편한지, 사용자가 생각하는 최적의 대안이 무엇인지 두 눈으로 확인하고 현장 소통으로 방법을 찾아야 한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겸손하지만 예리하게’ 기자 때부터 염두에 둔 일의 방향성과 태도는 지금의 직무에도 알맞다. 기자와 시의원, 오늘도 그 경계선에 서서 시민을 위해 진심을 다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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