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정 충남저출산극복사회연대회의위원, 천안시직장맘지원센터팀장

코로나의 세상 속, 집콕의 시대가 출산율을 높일 것이라는 예견은, 코로나가 4계절을 지나면 소멸될 것이라고 한 예측과 함께 정반대의 세상이 되었다.

출산율은 처참하고 코로나는 계속되었다. 5살 아이에게 운동화 색깔을 고르라고 여러 색을 보여주니 고민 없이 "밖에 나가지 않는데 왜 운동화를 사?"라는 답이 돌아오는 걸 보니…. 올해 입학한 8살 큰아이는 아직 친구 얼굴을 정확히 알 수 없어 친구라고 불러도 되는지 모르겠다고 하는 고민을 듣고 있노라면 가슴이 무너짐과 어른으로써 아이와 지구에게 잘못한게 있구나 싶다.

필자가 근무하는 천안시 직장맘지원센터에는 말일 또는 월요일 아침이면 가끔 울먹이는 목소리의 전화들이 있다. 임신을 알렸더니 그만두라고 했다는 임산부, 코로나가 가정에 최악으로 돌아 4주를 쉴 수밖에 없었으나 출근하라는 말이 없다는 직장맘. 경력단절로 어렵게 다시 취업했지만 자녀들의 코로나 확진으로 퇴사하게 되었는데 방법이 없는지 묻는 안타까운 재취업 여성 등 모두에게 저희가 힘이 되고 당당하게 사업장으로 돌아갈 수 있으며, 그건 위법이라고 큰소리 내어 드리고 싶지만, 사업자도 코로나로 어렵다. 법도 위법이라 할 수 없는 그렇다고 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닌 법의 담장 위 아슬아슬한 상황의 일들이 개인과 가정에 일어나고 있어 같이 속상해하고 위로해 드리는 방법밖에 없음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전화벨이 울릴 때마다 가슴이 졸여진다.

하지만, 이제 끝이 보이는듯하다. 코로나는 모든 시민들의 마음이 보이듯 백신 접종으로 증상이 한결 가벼워져 가고, 조기에 치료받으면 후유증 또는 사망으로 이르는 일은 적어지며, 방역수칙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쪽으로 이루어지니 코로나 전 세상으로 돌아갈 수 없지만 마스크 없는 상쾌함, 동네 치킨집의 소중함 그리고 가족들의 개인 생활이 주는 달콤함 모두 모두 새삼 "이게 사는 거지…"라고 미소 지을 수 있는 세상으로 가고 있음을 느낀다. 이제 실외에서는 마스크를 벗는다니, 코로나 너 정말 이제 별 수 없어졌구나? 하는 의기양양한 마음도 든다.

또한 아빠들도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인지, 집안일의 고단함과 뫼비우스 띠에 갇힌 것도 아닌데 늘어나는 청소, 빨래, 설거지 눈으로 직접 보고 자신이 체험하니 성인 부부 둘이서 나눠서 또는 번갈아 가면서 하면 한숨만 나고 내일도 이렇게 도돌이표구나 싶던 마음이, 잠들기 전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날이 되는 것을 깨닫게 되는 듯하다.

전 세계 어떤 전쟁보다도 더 많은 희생자가 생겼다는 이번 코로나로 인한 팬데믹 사태가 일 가정 양립 및 양성평등이 어디 멀리 있는 일이 아님을 가장 작은 단위의 사회, 가정에서도 변화가 있었으며 앞으로도 많은 가정에 있었으면 싶다.

더 나아가 많은 직장맘들의 희생으로 버텨내는 사회가 아닌 모든 성이, 모든 성인이 함께 이루어 가는, 미래의 주인인 아이들을 위해 다시는 이런 전염병 그리고 잘못 맞춰진 톱니바퀴처럼 한쪽의 희생으로 돌아가는 가정은 언젠간 열심히 돌던 톱니가 빠져버리는 상황이 오거나 헛돌아버리는 일이 없도록 서로가 많은 소통과 대화로 건강한 가족의 모습을 지켜내는 행복한 가정이 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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