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봉·충남본부 아산 담당 부국장

[충청투데이 이봉 기자] 원 구성때 마다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왔던 아산시의회가 산뜻한 출발을 하는 모습을 보며 앞으로 4년의 의정활동에 대한 기대와 찬사를 보낸다.

지난 제6대 원 구성 과정에서 파행을 겪은 시의회가 보수당과 진보당 소속 의원 간의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오다 급기야 각 당 의원들이 사무실을 달리 사용하는 사태를 빚어왔으나 10여년 만에 별 잡음없이 원 구성을 마무리한 것을 보며 시의회에 기대가 생긴것이다.

지방자치제도가 처음 실시된 1991년 이후 6·1 전국동시 지방선거까지 모두 9번 치러진 지방의회 선거를 통해 아산시의회가 구성되었지만 언제나 시민들의 따가운 시선과 외면을 받아온 것이 사실이다.

특히 아산시의 시세확장으로 보수 편향의 농촌형 선거구에서 도농복합형 선거구로 변하면서 진보와 보수의 정치세력이 엎치락뒤치락하게 되면서 아산시의회는 중앙정치의 축소판으로 전락하면서 이합집산과 편법이 난무하는 아사리 판이 되어왔다.

되짚어 생각해보면 제6대 아산시의회 출발 당시 한나라 4, 선진당 4, 민주당 6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면서 누구도 일방 독주할 수 없는 황금 비율이란 평을 들었다.

하지만 한나라당과 선진당이 통합 하면서 의원비율이 8대6이 되면서 시의회는 4년 내내 중앙정치가 무색하리만치 매사에 충돌하면서 서로 치고받는 꼴불견을 연출, 지역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당선 당시의 다짐을 잃어버렸다.

제6대 아산시의회 원 구성을 놓고 시끄러웠던 시의회는 7대 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불협화음을 겪더니 결국 반쪽자리 개원식으로 시민들의 빈축을 샀다.

아산시의회 재적의원 15명 중 9명의 의원을 당선시켜 절대다수를 차지한 새정치민주연합이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의원 2명이 상대당인 새누리당과 단합하면서 당초 의장후보로 협의된 조철기 의원 대신 유기준 의원을 선출, 의원 간 감정대립으로 4년 내내 불편한 동거를 해야만 했다.

다행히 8대 전반기 원 구성에서는 별다른 파행을 겪지 않고 원만히 원 구성을 마쳤으나 후반기 원 구성 과정에서 다수당인 민주당이 전반기 양보했던 부의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민주당과 미래통합당 의원 간에 고성이 오가는 등 격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이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협치가 아닌 독치로 가는 민주당을 규탄한다"며 현수막을 내거는 등 반발하더니 급기야는 의원실을 따로 쓰는 사태에 이르렀다.

이번 제8대 지방선거를 통해 아산시민들은 국민의 힘 소속 박경귀 시장을 당선시킨 반면 시의회는 민주당 9, 국민의 힘 8명을 당선시켜 여소야대의 정국을 만들며 여야가 협치의 정신을 살려 시정을 잘 이끌어 달라는 엄중한 뜻을 전달했다.

굳이 사족을 달자면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의 중요의사를 심의, 결정하는 주민대표기관으로서의 지위를 갖고, 자치단체의 법령이라 할 수 있는 조례의 제정기능과 아울러 집행기관이 적법하고 합리적인 행정을 집행하고 있는가를 감시하는 감시기관으로서의 지위도 갖는다. 하지만 그동안 시의회는 이런 기능보다는 자신이 소속된 정당의 의사를 대변하는 꼭두각시 역할, 아니면 자신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의 대변인 노릇에 그치지 않았나 반성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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