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현장 이모저모]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된 1일 1충남 논산 연산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양지서당 유복엽 큰 훈장과 가족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 충남 논산 연산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를 하고 있다. 이경찬 기자
▲ 1904년생으로 옥천군 최고령자인 이용금(118) 할머니도 청산면 삼방리 마을회관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의 권리행사를 했다. 옥천군 제공
▲ 대전 중구 서대전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용두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시민이 투표 인증샷을 남기고 있다. 이경찬 기자

[투표 현장 이모저모] ○…지방선거 본 투표날인 1일 오후 1시, 28도가 넘는 무더위 속 갈마2동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주민들은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갈마2동 제1투표소로 입장. 투표소로 들어가고 나오는 사람들마다 "덥다"를 연발하며 이번 선거는 ‘찜통선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폭염 속 진행. 더위에 따라 편한 반바지와 샌들 및 슬리퍼를 신고 온 가벼운 차림이 대부분. 한 유권자는 갈마동의 오르막을 올라 투표하기 힘들어 그나마 선선한 오전 시간에 찾아왔다는 하소연도.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본 투표소는 한산한 풍경 펼쳐져. 오전 동안 대전 서구지역 주요 투표소들은 긴 줄 대신 3~4명으로 대기줄이 짧은 편. 본 투표는 관할주소지에서만 투표가 이뤄지기 때문에 한 손에는 휴대전화 다른 한 손에는 투표 안내문을 들고 찾아오기도. 일부 유권자들은 혹시 몰라 투표소 입구에서부터 주소를 재차 확인하는 풍경도.

○…대선을 치른 지 약 3개월 후 진행된 지선에선 코로나19 방역에 보다 편안해진 유권자들의 모습에 눈길. 서구 탄방동 제1투표소(남선체육관)를 찾은 일부 유권자들은 투표소 바로 앞까지 마스크를 벗고 있다 투표소 도착 직전 착용하기도. 투표소 입장 이후에도 간단한 손소독만 하고 입장하는 등 3개월 사이 방역 태도에 변화된 모습 감지.

○…지난 3월 치러진 20대 대선 당시 코로나19 확산세로 투표에 투명 비닐장갑을 많이 착용했지만, 이번 지방선거에선 코로나 확산세가 움츠러 들면서 투명 비닐장갑을 이용하는 시민은 드물어. 실제 세종 다정동 제1투표소에선 지난 대선 당시 오전 11시경 비닐장갑 쓰레기만 40ℓ쓰레기 봉투 2봉지가 가득 담겼지만. 이번 지선에서는 10ℓ쓰레기 봉투의 10분의 1도 안담겨.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선 투명 비닐장갑은 선택사항이다 보니 주로 손소독만 하고 비닐장갑을 끼지 않은 사람이 많았다"고 말하기도.

○…일부 유권자들 가운데 ‘1인 7표’가 아닌 점에 의문을 갖는 경우도. 당초 선거관리위원회 등은 1인당 최대 7표가 배부된다고 알렸지만, 몇몇 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나왔기 때문. 대전에서는 동구와 서구, 대덕구, 유성구 등에서 무투표 당선 확정. 기표 종이를 5~6장만 받아든 시민 중 "왜 용지가 7장이 아니냐"고 묻는 일 더러 발생.

○…대전 동서초등학교에 마련된 삼성동 제3투표소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온 유권자들이 많아. 아이가 투표소를 뛰어다니며 주위를 소란스럽게 하자 부모들이 주의를 주기도. 아기띠를 멘 젊은 엄마도 보여. 한 아이는 투표소 앞에서 킥보드를 타면서 투표장에 들어간 엄마를 기다리기도. 기표소까지 따라간 어린 아이들은 손등에 도장 찍었다며 천진난만하게 자랑해.

○…대전 현암초등학교에 마련된 삼성동 제4투표소에는 KBS, MBC, SBS 합동 출구조사가 진행되기도. 일부 유권자들은 출구조사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출구조사원들은 "투표 끝나면 뉴스에 나오는 거 보셨죠?"라며 출구조사 개념을 설명하느라 진땀. 출구조사원 박모(52) 씨 "어르신들 중 비밀투표인데 왜 이런 걸 작성하냐고 화내는 분도 있다"고 토로.

○…대전 서구 변동중학교에 마련된 변동 제2투표소엔 오전부터 가족단위 유권자들이 삼삼오오 발걸음. 높은 사전투표율로 인한 분산효과 때문인지 투표장을 찾는 유권자 수는 많지 않은 편. 투표를 마치고 나온 남녀가 서로 "누굴 찍었느냐"며 티격태격하는 모습 보이기도. 운동복과 축구공을 챙겨온 부자가 투표 후 투표소 옆 운동장으로 향해 바로 축구를 하기도.

○…반려견 데리고 투표소 찾은 유권자도 눈에 띄어. 반려견과 함께 산책 겸 운동장을 한 바퀴 돈 뒤 투표소에서 한 표 행사해. 반려견과 함께 투표소 방문한 가족은 서로 돌보면서 돌아가며 투표를 진행. 선글라스를 끼고 투표소를 방문한 이모(33) 씨 부부는 투표를 마친 뒤 모처럼 휴일을 맞아 나들이에 나서기도.

○…오지마을의 주민, 최고령 할머니도 소중한 한 표 행사에 나서. 대청호 연안마을인 충북 옥천군 옥천읍 오대리 주민들이 뱃길을 건너 옥천읍 2투표소인 죽향초등학교를 찾아 투표. 마을 이장인 이세원(71) 씨 등 주민 5명은 철선을 이용해 폭 500m의 대청호를 건너 선착장에 도착해 3㎞ 떨어진 투표소까지 오지마을 교통수단인 다람쥐 택시를 이용. 한편 1904년생으로 옥천군 최고령자인 이용금(118) 할머니도 청산면 삼방리 마을회관 투표소에서 소중한 한 표의 권리를 행사.

○…충북 청주시 곳곳에 설치된 이색 투표소가 눈길을 끌어. 충북에는 508곳에 투표소가 마련. 일반적으로 투표소는 주민센터 초·중·고교 강당 등 공공시설에 설치. 금천동에 있는 새마을금고 본점은 이날 이용객 대신 유권자를 맞아.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옆에 기표소가 놓인 게 신기한 듯 시민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투표. 봉명2·송정동 제4 투표소는 LS산전 기숙사 공용시설, 용담·명암·산성동 제2 투표소 주성고등학교 미술실, 용암 제1동 제9 투표소 용성중학교 음악실, 복대 제2동 제2 투표소 복대가경시장 고객지원센터 등이 이색 투표소로 변신.

[개표 현장 이모저모]

○…대전 동구 개표소인 대전대학교 맥센터에선 홍도동 구청장표를 분류하던 중, 표 한 장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 참관인들 강하게 항의. 선관위 관계자가 "시의원 표가 구청장표로 잘못 섞여 들어와서 그렇다"고 설명하자 잠잠해지기도. 이후 참관인들 매의 눈으로 지켜봐. 이번 지방선거는 투표용지가 7장으로 많고 구청장과 시의원 투표용지가 각각 주황색과 빨간색으로 혼동이 쉬워 혼입되는 경우가 많아. 결국 "개함부에서 다시 한 번 꼼꼼히 확인 후 넘겨달라"고 방송으로 안내가 이뤄지기도.

○…대전 중구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 입구에는 속속 도착하는 투표함들이 질서정연하게 놓여. 체육관 밖에는 경호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배치된 경찰관들이 투표소 입구에서 철통경계. 소방차와 소방대원들도 혹시 모를 비상상황에 대비해 투표소 인근에서 대기. 중구 내 모든 개표함이 개표소로 도착하자 오후 8시30분경 개표 시작.

○…개표원들은 한밭체육관 내 마련된 7개 개함부에서 테이블 위에 놓인 투표용지를 교육감, 시장, 구청장, 시의원, 비례대표 등 색깔별로 분류하는 데 집중. 개함부마다 배치된 20명의 개표원들이 분류를 마친 투표용지는 바구니에 담겨 투표지분류기 운영부로 이동. 개표참관인들은 혹여 발생할지 모를 개표원들의 실수를 막기 위해 개표상황을 감시. 한 개표참관인은 개표원들에게 "조금 늦더라도 투표 용지를 꼼꼼히 분류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오후 9시 10분, 후보들의 운명이 시시각각 변동되는 모습. 특히 대전시장 당선자는 막상막하 예측 불가한 모습.

○…대전 서구 개표소(대전컨벤션센터 제2전시장)에서는 개표 참관인들이 개인 카메라, 스마트폰을 동원해 개표 전 과정을 꼼꼼하게 감시. 개표참관인들은 관내 사전투표함 적치장소에서부터 투표함의 상태는 물론 개표 테이블 밑에 흘린 투표용지가 없는지 등 세심히 살펴. 이날 개표장에는 개표참관석이 별도로 마련돼 있었으나 앉아서 쉬는 사람보다 바쁘게 투표현장을 지켜보는 눈이 더 많아.

○…더운 날씨 탓 에어컨이 가동된 대전 서구 개표소는 에어컨 바람이 선거 투표 용지 분류의 복병이 돼. 다소 강한 에어컨 바람 탓 투표 용지가 바람에 날린다는 민원이 제기돼 현장에서 에어컨 바람 세기를 급하게 조정하는 모습도. 개표인들도 에어컨 바람에 주의하며 투표 용지 분류.

○…1인당 기표 용지가 많은 지선, 개표 과정 중 혼선 빚어져. 유성구 개표소에서는 투표함 개함 후 투표지 분류 과정에서 고무줄이 기계에 섞여 들어가 오류 발생. 지켜보던 국민의힘 측 참관인은 "처음부터 다시 하라"고 강력 항의키도. 선관위도 방송을 통해 출구조사 결과가 박빙인 만큼, 빨리 하는 것보다 신중히 개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개표소 방역 분위기도 지난 3월 치러진 20대 대선과 비교해 한층 풀려. 대전 유성구 개표소인 대전컨벤션센터에선 페이스쉴드를 쓴 개표원들이 한명도 없어. 지난 대선 개표 당시 유성구 개표소에선 한두 사람정도가 페이스쉴드를 착용했지만 이번 지방선거 개표에선 단 한명도 없는 모습. 다만 고무장갑을 착용한 개표원들은 드물지 않게 보여.

최정우 기자 wooloosa@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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