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학년도 수능 기본계획 발표
‘문과 침공’ 현상 반복 우려 목소리
입시전문가들 "문과생이 불리해"
평가원 "문과 불리 적합치 않아"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22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시행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오는 11월 17일 치러지는 ‘202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도 지난해 첫 도입된 ‘문·이과 통합형’으로 시행된다.

앞서 ‘문과침공’ 등 선택과목별 유불리 논란이 현실화 됐던 만큼 교육계에서는 올해도 동일한 현상이 반복되거나 이과생들의 대거 교차 지원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22일 국어·수학영역을 ‘공통+선택과목’ 구조로 유지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2023학년도 수능 시행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국어영역 선택과목은 화법과 작문·언어와 매체, 수학영역은 계열 구분 없이 확률과 통계·미적분·기하 중 한 과목을 선택할 수 있고 사회·과학탐구 영역은 17개 선택 과목 중 계열 구분 없이 최대 2개 과목을 선택할 수 있다. 영어와 한국사, 제2외국어·한문 영역은 지난해와 같이 절대평가로 치러진다.

올해 수능이 지난해 치러진 수능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교육계에선 문·이과 유불리 논란이 올해도 반복될 것이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 2022학년도 정시 모집에선 수학 조정 점수를 높게 받은 이과생이 상위권대 인문계 학과에 지원하는 ‘문과 침공’ 현상이 두드러졌다.

국회 교육위원회 정경희 의원실(국민의힘·비례)이 거점 국립대 10개교에서 받은 인문계열 학과 338개의 정시 최초 합격자 현황을 종로학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0.4%인 204개 학과에서 수능 수학 미적분·기하 응시자가 합격했다.

교차지원 합격생을 배출한 인문계열 학과 비율은 서울대가 96.2%(26개 중 25개)로 가장 높았고 경북대 84.8%, 전남대 64.7%, 충남대 62.9% 등 순으로 60%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치러질 2023학년도 수능도 문과생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지난해 모든 모의고사와 본수능에서 미적분·기하가 확률과 통계보다 표준점수가 높았다. 통합수능 이후 이과 학생들의 선택지가 넓어진 것"이라며 "특히 상위권 학생들이 높은 표준점수를 가지고 서울·수도권대 문과로 지원하는 현상이 반복돼 지역대의 경우 정시를 통한 입학생 모집은 더욱 어려워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선택과목에 따른 유불리 현상의 발생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문과가 불리하다고 보는 것은 적합하지 않은 지적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브리핑에서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현재 교육과정 자체가 학생들이 문·이과 구분 없이 교육을 받고 있는 체제로 문과 학생에게 불리하다. 이과 학생에게 유리하다 보는 것은 현 교육과정 구분에서 적합하지 않다"며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겠지만 특별히 집단적으로 문과 학생에게 불리하고 이과 학생한테 유리하다는 해석은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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