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계열 인문 모집에 자연계 쏠려
이화여대 의예과 85.7% 집계되기도
문과생 배제… 이과생 경쟁구도 전망

2023학년도 의약계열 정시 인문형 모집단위(자연계열 지원 가능) 모의지원 현황. 진학사 제공
2023학년도 의약계열 정시 인문형 모집단위(자연계열 지원 가능) 모의지원 현황. 진학사 제공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통합수능 2년차 문·이과 교차지원이 활발해지면서 의약계열 인문 전형에서도 이과생들의 지원이 이어지는 등 ‘문과침공’이 심화하고 있다.

29일 진학사에 따르면 2023학년도 의약계열 정시모집 중 인문형 모집 대학은 의대·치대 각 1곳, 약대 2곳, 한의대 6곳이다.

의약계열 정시 모집은 대부분 수학 영역(미적분·기하), 과학탐구 영역을 응시한 자연계열 학생을 선발하나 이화여대, 경희대, 원광대 등 일부 대학의 의예과·한의예과에선 확률과통계, 사회탐구 영역을 응시한 인문계 지원 전형을 별도로 두고 있다.

하지만 진학사 정시 서비스에 모의지원한 현황을 보면 의약계열 인문 모집단위 지원자 중 상당수가 미적분·기하, 과탐을 응시한 자연계열 학생들로 나타났다.

특히 이화여대 의예과(인문)의 경우 자연계열 수험생의 비율이 85.7%에 달했고 원광대 치의예과(인문), 이화여대 미래산업약학전공(인문·자연)도 모의지원자의 70% 이상이 자연계열 수험생으로 집계됐다.

한의예과(인문)의 경우 경희대, 원광대가 각각 78.4%, 83.9%로 자연계열 수험생의 지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좁은 의약계열 인문계 선발전형에 이과생이 침공하며 인문계열 학생들은 바늘 구멍을 뚫어야 합격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앞서 종로학원이 2023학년도 수능 응시 이과생(과탐응시) 9824명을 대상으로 한 교차지원 관련 설문에서도 응답자 절반 이상이 인문계 학과로 교차 지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수능 첫해인 2022학년도 수능에선 이과생들의 44.8%가 교차지원을 고려한다고 답했으나 2023학년도는 53.8%까지 증가했다.

입시업계는 일부 문과 학과의 경우 문과생을 배제하고 이과생들 간의 경쟁구도가 나타나는 사상 초유의 입시 상황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통합수능 이전에는 의약계열에서 인문·자연 모집을 나눠 선발하는 경우 수능 지정 과목이 달라 자연계열 응시생이 인문 모집단위에 지원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올해 의약계열 선발규모가 감소해 경쟁이 치열해진 것도 자연계 학생들의 인문 모집단위 지원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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