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심리상담센터 15곳 취재해보니 가격 기준 없어 ‘부르는게 값’
사설자격증 빌미로 비싸게 받는 곳도… 가격 홈페이지 없어 비교 난항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속보>=우울감으로 심리상담센터를 찾는 시민들이 늘고 있지만, 심리상담 가격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자 1면 보도>

현재 상담가격의 명확한 기준이 없어 ‘부르는 게 값’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향후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13일 본보가 대전지역 심리상담센터 15곳을 조사한 결과, 초기상담 비용이 최소 2만원에서 최대 10만원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초기상담의 경우 센터를 방문한 내담자가 증상을 판명받기 전에 기본적인 증상을 설명, 전문가와 50분에서 1시간 가량 상담하는 과정을 말한다.

센터에서 진행하는 초기상담은 단순한 면담과정일 뿐, 센터마다 특별한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도 극명한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상담비용에 따른 가격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다보니 자격증 소지 유무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인 문제를 낳고 있다. 현재 대부분 심리상담센터 상담사들은 민간학회에서 부여해주는 사설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이 자격증은 국가공인자격증이 아니다보니 초기상담 및 추가상담 가격에 대한 법적 기준은 없다.

가장 가격이 높았던 대전지역 소재 A상담센터 관계자는 “우리 센터는 나라에서 공신력 있는 한국상담심리학회가 주관하는 심리상담사 자격증 소지자가 상담을 해주고 있어 비용이 높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취재 결과 가격이 저렴한 상담센터에서도 같은 자격증을 소지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상담 시간대별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충남 지역 B상담센터의 경우 초기상담과정이 다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오전에는 5만원, 오후에는 8만원으로 입맛대로 가격을 책정 하기도 했다. 심지어 온라인(홈페이지)에는 상담 가격을 명시하지 않고 있어 내담자가 직접 전화로 상담 가격을 문의하도록 유도하는 영업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가격에 대한 기준이 없어 시민들은 상담센터를 선택할 때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모(26·여) 씨는 “심리상담을 받고 싶지만 비용 부분도 무시할 수 없다. 홈페이지에도 가격이 나와있지 않아 타 업체와 비교도 못해 적정 가격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다”며 “상담 가격도 너무 비싸 엄두가 나지 않아 혼자 극복하는 방법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문가들은 현재 상담 가격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권선중 침례신학대 심리상담학과 교수는 “대부분 민간 자격증을 취득해 상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상담 가격에 대한 법이나 기준이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국가공인 자격증이 필요하며 자격증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학회에서라도 자격증 급수에 따른 상담 가격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충청권 우울감 경험률 추이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충청권 우울감 경험률 추이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윤지수 기자·김지현 수습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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