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칼럼] 김규식 청주청년뜨락5959 센터장

특권 의식, 특별한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사전적으로는 사회·정치·경제적으로 특별한 권리를 누리고자하는 태도를 말한다. 내가 최근 마주한 불편한 상황을 설명하기에 맞는 단어인 듯 싶다. 얼마 전 카페를 이용하면서 한 청년이 다른 테이블에 정숙을 요구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 청년과 다른 몇몇 청년들은 창가 테이블에서 공부를 하고 있었다. 청년의 요구는 자신들이 공부를 하는데 시끄러워 집중을 하기 어려우니 정숙해달라는 것이었다.

그곳은 도서관이나 독서실이 아닌 카페였다. 무례한 요구로 보였지만 그 이야기를 들은 테이블에서는 청년에게 미안하다며 취업으로 인해 힘든데 공부하는 것에 방해되지 않겠다는 사과와 격려를 해주었다. 그 테이블은 정숙을 요구한 청년을 자녀로 두었을 법한 어머니들이었다. 나는 그 상황이 언짢게 다가왔다. 이런 카페에서 정숙이라니 과한 요구라고 생각했다. 카페가 과연 그런 공간일까. 청년이 사회구조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우리 모두가 인정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해받을 수 있는 것도 장소에 따라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그곳에 있던 청년은 자신이 배려받아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 내가 있던 카페는 지인들이 커피한잔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그런 장소였지만 말이다.

이러한 상황 외에도 청년센터에서 일하는 전국의 실무자들은 몇몇 청년들에게 악성민원과 무리한 요구를 당하기도 한다. 지원 사업에 탈락하는 몇몇 청년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인맥(정치·행정관료 등)을 통해 왜 자신이 떨어졌는지 알고 싶고, 사업의 투명성이 있는지 신뢰가 되지 않는다는 둥 다시 나를 합격시키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실제로 어느 지역의 청년센터는 지원사업이 있는 경우 많은 사람들에게 우리와 친한 청년들, 우리를 도와주는 청년들이 지원했으니 잘 봐달라는 연락을 받기 바쁜 상황도 나타난다. 그리고 공지되어 있는 공간의 오픈 시간이 지나도 '나 같은 청년들을 위해 너희가 이곳에 근무하는 거니 참아라'는 말을 한다. 실무자들은 그들이 부른 택시가 올때까지 기다리다 퇴근하지 못하기도 한다. 반대로 오픈 시간보다 더 일찍 문을 열라는 요구도 있다. 안타까운 것은 그들이 불합리함을 요구하는 청년센터의 실무자는 그들과 같은 또래 청년이다.

지금 청년은 사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다. 청년 정책이 확대되고 청년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지원들이 생겨나고 있다. 그리고 사회 구조적 어려움에 놓여있는 청년을 우리사회는 안타까운 시선을 통해 바라보고 많은 부분을 이해하려 노력한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몇몇 청년들은 특권 의식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닌가 고민된다. 그리고 사례에서 보듯 몇몇 청년은 우리가 그렇게 비판하던 갑질문화를 몸소 실천하고 있다. 그동안 글을 통해 사회인식, 제도, 정책에 대한 많은 비판을 해왔다. 하지만 오늘은 얼마 전 카페에서 있던 일을 계기로 청년에게 비판적 메시지를 던지고 싶다. '특권 의식에 빠지지 말자'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