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11편-'응답하라 대전', 레트로 1번지를 찾아서

[충청투데이 이정훈 기자] 유행은 돌고 돈다. 과거의 기억을 그리워하면서 그 시절로 돌아가려는 흐름으로 '복고주의', '복고풍'이라고도 불리고 있는 '레트로(Retro)'. 최근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레트로' 열풍이 이어지는 가운데 대전 곳곳에서도 추억을 소환하는 도심 속 레트로 명소들이 있다. 레트로 열풍은 기성세대에는 추억과 향수를, 밀레니얼 세대에는 신선함을 불러일으키며 전 세대에 걸쳐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이다. 이번 '대전 노잼도시 탈출 프로젝트' 편에선 과거 향수를 자극하며 복고 바람이 불고 있는 대전의 레트로 1번지를 찾아 떠났다.

대전 서구 만년동에 위치한 롤러장. 사진=이정훈 기자

◆80·90년대 청소년들의 놀이터, 롤러장
과거 청소년들의 놀이터로 주목받던 롤러장이 최근 대전에서 레트로 열풍을 타고 속속 생겨나고 있다. 롤러장은 과거와 현재 청소년·청춘들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다시금 사랑을 받고 있다. 부모 세대들은 아이와 함께 옛 추억을 되살려 보고, 지금의 20~30대들은 제대로 '레트로' 감성에 푹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카페·놀이시설 등 테마형 롤러장
대전 서구 만년동에 위치한 한 롤로장. 이 곳은 카페와 놀이시설 등이 겸비된 테마형 롤러장이다. 최대 4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이곳은 뉴트로 감성을 가득담은 인테리어와 현대판(?) 화려한 조명들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입구에서부터 1990년대 음악이 들리며 흥을 더욱 돋게 한다. 롤러장 내부 시설은 카페와 휴식공간, 옛날 교복을 입어볼 수 있는 코스튬관, 놀이터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일반인을 비롯한 동호회 등 실력과 상관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롤러스케이트를 신고 트랙을 돌 수 있다. 사장님이 친절하게 롤러스케이트와 보호장비 착용을 도와준다. 초보자를 위한 강습프로그램도 운영되고 있다.
△코인 노래방·인형뽑기 등 복합레저 공간 롤러장
서구 가수원동에서 운영중인 400여평 규모의 이 롤러장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속 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옛 감성을 그대로 느낄 수 있도록 내부 인테리어가 전체적으로 빈티지스럽게 꾸며져 있다. 더불어 분식, 식사 및 음료 등을 판매하는 넓은 휴게 공간 등의 편의시설이 마련돼 있고 코인노래방과 인형뽑기 등 다양한 놀이시설을 겸비한 복합레저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 롤러스케이트, 헬멧과 보호대 등의 장비는 모두 대여 가능하다.

대전중앙시장. 사진=이정훈 기자
대전중앙시장. 사진=이정훈 기자

◆진정한 레트로 감성, 대전중앙시장
대전을 대표하는 중앙시장에는 수천여개가 넘는 상점에서 세월의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형형색색의 원단이 가득한 '원단·홈커텐역', 수입 제품을 한 데 모은 '양키역', 전통시장의 백미 '먹자골목', 신선함의 끝판왕 '생선골목역' 등 기차역을 테마로 한 가지각색의 장소는 전통시장이라는 타이틀을 뛰어넘어 하나의 명소로 자리 매김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 곳곳에는 1960~70년대 옷, 공중전화, 장신구, 시계, 음악 테이프, 레코드, 생활 장식품, 고가구, 청화백자, 재봉틀, 옛날 지폐, 동전, 통기타, 악보까지 다양한 레트로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무엇이든 삽니다. 물물교환 환영합니다'라고 쓴 간판에선 희귀한 물건도 많아 눈길이 간다. 현대화 사업을 통해 각종 편의시설까지 겸비한 중앙시장. 이 곳에선 레트로 열풍에 발맞춰 과거와 현재, 미래가 상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LP점포 모습. 사진=이정훈 기자
LP점포 모습. 사진=이정훈 기자

◆레트로 열풍에 LP각광
레트로 열풍을 타고 LP가 화려한 부활을 하고 있다. 실제 '스트리밍 시대'에 LP 판매가 급증하고 있는데, 한 음반판매업체가 최근 3년간 LP관련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LP 판매량이 전년대비 73.1% 증가했다는 조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레트로 열풍으로 LP가 다시 전성기를 맞으며 관련 시장 성장세도 지속되는 추세다. 대전 곳곳에도 기성세대의 추억을 자극하며 LP 음악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다수 있다. 우선 중앙시장 인근에는 2곳의 LP 전문 판매점이 위치해 있다. 각 판매점은 점포에만 1만장의 LP가 전시돼 있으며 창고에는 희귀 물품을 포함해 대략 3만장을 소유하고 있다. LP들의 가격은 무료나눔부터 수백만원대까지 천차만별이다. 국내 음반을 비롯한 해외 팝송 등까지 모든 음악 장르별로 진열돼 있다. 점포에서 직접 33회전 턴테이블을 통해 아날로그 풍의 음악을 들을 수도 있다. 이밖에 LP판으로 음악을 틀어주는 서구 갈마동과 유성구 봉명동의 레코드 카페에선 LP음악과 커피 한잔의 여유를 통해 7080세대의 향수를 느낄 수 있다.
 

대전 원정역 모습. 사진=이정훈 기자
대전 원정역 모습. 사진=이정훈 기자

◆시간이 멈춘 ‘원정역’에서 추억속으로
지금은 폐역이 됐지만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원정역'. 대전 서구 원정동에 위치한 원정역은 1955년 12월 간이역으로 문을 열었다. 이후 2004년 여객 업무를 중단한 뒤 2006년 폐지됐다. 폐역이 된 지 15년. 지금은 붉은 벽돌의 외형만 남았다. 대합실 문은 굳게 잠겨 있다. 그럼에도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영화 클래식 촬영지, 사진명소 등의 이유로 입소문을 타면서 많은이들이 탐방하고 있다. 대전 중심부로부터 꽤나 멀리 떨어졌다는 단점이 있지만 시내버스를 타면 원정역에 닿을 수 있다. 종점을 한 정거장 앞두고 하차하면 오른편에 바로 역사가 보인다. 역 맞은편에는 지붕 낮은 집과 주인을 지키는 누렁이가 반갑게 맞이해준다. 마을 안쪽의 민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으며 평온한 시골 풍경 뒤로, 담벼락을 채운 벽화가 정겨운 풍경을 자아낸다. 더불어 인근의 두계천은 영화 클래식의 촬영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영화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을 장식한 나무다리가 있던 곳이 두계천이다. 이 곳에서도 레트로 감성을 느끼며 추억의 사진 한 장을 남겨보길 권한다.

이정훈 기자 classystyl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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