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화장실·거리 곳곳 음료수 캔·컵라면 등 쓰레기 ‘가득’
무단투기 예방·개정안 따라 공원시설 내 휴지통 모두 없애
‘쓰레기 되가져가세요’ 경고문도 무용지물… 시민의식 부재

▲ 한밭수목원 내 화장실 선반 위 쓰레기들이 잔뜩 쌓여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충청투데이 송혜림 기자] 최근 일부 몰상식한 봄철 나들이객들로 인해 대전 한밭수목원이 때 아닌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다.

일부 시민들이 공중 화장실을 비롯한 거리 곳곳에 각종 일회용품 등 쓰레기를 투기하자 시민의식이 실종됐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최근 지역 내 맘카페에선 ‘한밭수목원 현재 상황입니다’란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이 글에는 지난 주말 사이 수목원 내 위치한 화장실 곳곳에 마구잡이로 버려진 쓰레기 투기 현황을 지적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상에선 시설 내 선반 위나 변기 옆에 먹다 버린 포장음식부터 음료수 캔, 컵라면, 과자봉지 등이 빼곡히 널려 있었다.

또 바닥에는 누군가 치우지 않은 라면 국물이 잔뜩 흘려져 있는 모습도 포함됐다.

한밭수목원 내 화장실 변기 옆에 쓰레기들이 무작위로 쌓여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한밭수목원 내 화장실 변기 옆에 쓰레기들이 무작위로 쌓여 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작성자는 ‘깨끗한 수목원을 만들고자 노력하시는 분들이 보면 힘 빠지는 광경’이라며 ‘특히 컵라면으로 인한 오물은 심각해보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특히 해당 글에는 직원들이 퇴근하는 저녁시간대엔 청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쓰레기가 잔뜩 쌓인 채 악취를 풍긴다는 지적의 댓글도 잇따랐다.

26일 오전 10시경 본보 취재진이 실제 한밭수목원을 방문한 결과 평일 오전임에도 불구하고 주말 새 쌓인 음료수 캔 등 쓰레기가 거리 곳곳에서 눈에 띄었고 2~3명의 환경미화원들이 쓰레기를 일일이 줍고 있었다.

인근에 설치된 안내판에는 ‘쓰레기를 버리지 말고 되가져가 깨끗한 수목원으로 만듭시다’란 글귀와 함께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처벌될 수 있다는 경고문이 게재됐다.

그러나 실상은 있으나 마나한 공지라는 게 미화원들의 설명이다. 환경미화원 A 씨는 “공원 내 휴지통이 없어서 시민들이 거리 위나 화장실에 그냥 버리는 것 같다”며 “주말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이같은 실태에 대해 수목원 관계자는 “공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쓰레기를 봉지 째 무단투기하는 사람들이 있어 10여년 전부터 공원 내 휴지통을 없애왔다”고 설명했다.

수목원 측은 화장실 내 휴지통의 경우 2018년 개정된 공중화장실법에 따라 모두 치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해당 법안은 ‘대변기 칸막이 안에는 휴지통을 두지 아니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수목원 관계자는 “쓰레기를 되가져가 달라는 문구를 담은 현수막을 늘려 홍보에도 힘쓸 계획”이라면서도 “다만 계도활동에도 불구하고 일부 시민들이 개의치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깨끗한 공원 유지를 위해 시민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송혜림 기자 eeyyii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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