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발생 후 두 번째 새 학기
승용차·장애인콜 타고 등굣길
수업·방역 단련… 반기는 분위기
“원활한 수업 위해 철저히 대응”

2일 2021학년도 첫 등교가 시작된 동구에 위치한 대전맹학교의 등교모습으로 통학버스에서 학생들이 내리고 있다.사진=윤지수 기자
2일 2021학년도 첫 등교가 시작된 동구에 위치한 대전맹학교의 등교모습으로 통학버스에서 학생들이 내리고 있다.사진=윤지수 기자

[충청투데이 윤지수 기자] “안 본 사이에 키가 훌쩍 컸네, 앞에 계단 조심하고…”

코로나19(이하 코로나) 발생 후 2번째 새 학기가 열리는 대전맹학교의 등교시간은 분주했다.

대전맹학교는 시각장애 특수학교로 유치원부터 초·중·고를 포함한 이료과목 등 전공과를 포함한 다양한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은 신입생 53명을 비롯한 120여명의 신학기가 시작되는 첫 날이다.

오전 8시 이른 시간임에도 저 멀리 노란색 점자블록을 따라 일렬로 들어오는 학생부터 승용차·장애인콜로 내리는 이들까지 제각각 등굣길이 펼쳐졌다.

일반 학생들과 달리 이곳 학생들은 홀로 등교가 어려워 통학버스·자차를 이용하거나 성인은 장애인콜로 등·하교가 이뤄지고 있다.

교문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이들을 위한 따스한 손길이 곳곳에서 드러났다.

앞을 잘 못보는 학생들을 위해 교직원들은 열화상카메라 측정 장소를 표시하기 위해 점자블록을 바닥에 설치하기도 했다.

계단을 밟고 교실까지 찾아가는 등교과정 조차 수업의 첫 시작인 만큼 중앙현관 입구는 교사들과 도우미실무원들로 가득했다.

오전 8시25분 통학버스가 도착하자 교사들은 학생들을 향해 “잘 지냈어?”, “키가 저번보다 엄청 컸네, 180㎝는 넘겠다”며 반가운 안부인사를 주고받았다.

학생들은 교사의 손을 맞잡고 다른 한 손은 핸드레일 안전바를 잡은 채 교실을 향해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디뎠다.

지난해는 특수학교 특성상 온라인 수업 시 보호자가 기기조작부터 지도를 도맡아야 하다 보니 교육적 효과가 나타나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로 수업 준비부터 방역까지 단련이 된 만큼 대면 등교를 반기는 분위기다.

김대환 대전맹학교 교사는 “올해는 밀집도 제외로 대면 등교의 길이 열려 보다 나은 수업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코로나를 한번 겪었기에 올해는 원활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씩씩한 학생들의 뒷모습 너머로 학부모들의 발걸음은 쉽사리 떨어지지 않았다.

신입생들 둔 학부모의 경우 등교 확대로 인한 설렘과 새로운 학교 적응에 대한 걱정이 공존했다.

올해 맹학교에 입학시킨 학부모 한상미 씨는 “일반학교와 달리 이곳은 우리 아이 외에도 몸이 불편한 친구들이 많고, 스스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아 아이에게 적응을 잘하라고 격려했다”며 “일반 아이들과는 달리 보고 듣는 능력이 부족하다보니 지난학기에는 온라인 수업의 도움을 얻지 못했지만 올해는 원활한 대면 수업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지수 기자 yjs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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