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복 국민건강보험공단 홍성지사장

2021년 새해에 건강보험료가 2.89% 인상되었다. 이에 따라 직장가입자의 경우 월 보험료 부담률이 6.67%에서 6.86%로 증가됐다.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됐고 건강보험 국고지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가입자 단체들의 목소리가 반영돼 인상률은 3년 만에 다시 2%대로 낮아졌다.

정부는 준비금적립금을 10조 원 이상 유지하겠다고 국민과 약속했다. 이에 보험료 인상률은 매년 평균 3.2% 수준(2018~2023년)에서 관리하고, 정부지원을 매년 5000억 원 정도로 확대하며, 누적적립금 20조 원 중 일부를 사용해 2023년 이후에도 10조 원 이상을 유지하는 중장기 재정운영목표를 세운 바 있다. 건강보험료 인상은, 보장성 강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의료비 부담을 낮춰 국민이 낸 보험료가 다시 혜택으로 돌아가게 하므로 국민생활 안정에 기여하게 된다. 우리 공단은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2019년 건강보험 보장률을 64.2%로 발표했다. 보장성 강화대책의 시행으로 2019년 말까지 약 5000만 명의 국민이 약 4조 원의 의료비 경감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치료비를 건강보험이 지원해 그로 인한 국민의 의료비 부담은 전혀 없었다. 사실상 문재인 케어는 현재 상태에서 코로나 방역 수준으로 보장성을 확대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올해는 수가 인상분 약 0.9조 원, 신규 보장성 확대 0.8조 원, 노인진료비 증가 등이 약 4.2조 원으로 총 5.9조 원의 지출증가가 예상된다. 이에 맞춰 최소 3% 이상의 보험료율 인상이 필요하다.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건강보험은 전 국민이 함께하는 저축으로서 재정이 튼튼해야 위기 상황 시 버팀목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했다. 건강보험 재정에서 코로나 검사비와 치료비를 지원하여 국민들은 경제적 부담 없이 병원에 갈 수 있었고, 요양기관에 급여비를 선(先)지급·조기지급하여 위기에 빠진 의료체계를 지원하였다. 국민들의 의료비 부담을 줄이고 의료기관에 재정을 지원하여 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간 모아둔 적립금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으로 노인성·만성 질환 증가와 보장성 확대 등으로 5년 이내에 '보험재정 100조 시대'가 예상된다. 이런 상황에서 보험료율 인상의 상한선(8%) 도래가 임박해 있고, 국고지원의 일몰시한도 다가오고 있다. 건강보험료율 상한선과 국고지원 일몰법 개정을 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시급하다. 보장성 확대정책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입증된 공공의료의 역할과 가치를 확산하고 표준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험자 직영 시설을 확충하는 것도 필요하다. 올해가 어느 때보다 건강보험의 발전을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결단과 노력이 요구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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