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태권도외교과 교수

▲ 김종탁 충북보건과학대 태권도외교과 교수.

어느 날엔가 반겨주는 이 없음에도 불쑥 우리들 곁에 찾아와 잠시 머물다 갈 것으로 믿었지만 '코로나19'라는 불청객은 아직도 떠날 채비조차 않고 눌러 앉아 있어 사회적으로도 혼란스럽고 개인적으로도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1, 2차 대유행을 거치면서 일일 확진자 수가 1000명대를 넘나들다 3차 대유행은 그 기세가 조금은 주춤한 것 같지만 우리의 일상을 중심으로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름조차 생소했던 감염증이 우리나라에서 처음 발생한지 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지난해 이맘때 해외유입 첫 확진자가 확인된 이후 미처 겪어보지 못했던 바이러스 발 위기에 지난 1년은 경제는 물론이고 우리의 일상적인 삶을 송두리째 빼앗기고 흔들림의 연속이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코로나라는 감염증이 이렇게까지 우리의 일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누가 감히 상상조차 했을까. 빠른 전염력에 더해 변이까지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전 국민이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를 생활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년간 7만 3000명을 감염시키고 1200여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

온 지구촌이 집단 자가격리 상태로 경제를 비롯한 사회, 문화, 경제, 스포츠 등 모든 분야에서 고통의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심지어 생명까지도 위협받아 긴 겨울잠에 빠져든 동물들처럼 움츠려 있으니 어쩌면 인류는 아직까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거대한 폐쇄적 실험실 안에 갇혀있는 것만 같다. 고통의 시간이 지속되면서 모든 일상이 혼란스럽고 거대한 파도와 마주하고 있는 듯하다. 시와 때를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마치 전쟁터의 게릴라전을 연상하듯 괴롭히고 있으니 자유롭게 활동했던 몸과 마음은 제약을 받고, 평범했던 일상은 마비돼 단순한 고통의 호소를 넘어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통계이다.

아울러 비대면이 일상화 돼 대면 소비생활의 위축은 모든 지표에서 나타나듯 우리 경제를 외환위기 이후 가장 큰 충격으로 뿌리부터 흔들고 말았다. 가뜩이나 얼어붙어 있던 기업의 신규채용이 모두 사라진 지금 청년층의 고용은 직격탄을 맞아 시름도 그만큼 깊어지고 '잃어버린 세대'가 될 것이란 우려도 커진다.

지난해 연간 고용통계를 보면, 20대 취업자 수는 전년보다 14만명 이상 줄어 외환위기 이후 22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을 알 수 있다. 신규채용이 줄고 대면 서비스업이 위축되면서 단기 아르바이트 일자리까지 사라진 탓으로 보인다. 청년층의 고용불안은 결혼과 출산기피 등 많은 사회문제를 야기하는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더해 경제적 침체로 직장을 잃은 실직자 또한 늘어나고 있다. 타의로 직장을 떠난 실직자들은 불안한 미래도 큰 걱정이지만 상실감과 사회적 고립감에 심리적 갈등까지 겹쳐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심지어 모든 일에 의욕을 상실해 갑자기 늙어 보이는 경우도 종종 보게 된다. 아울러 만성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면 기분장애를 비롯해 불안장애, 공황발작, 공포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앞으로 코로나19가 어떤 양상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지만 시간이 길어질수록 사회적 피로도의 누적으로 더욱 힘든 시기를 감내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를 내포하고 있기에 조금만 더 참고 견디는 상생의 힘으로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야만 평범했던 우리의 일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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