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과도한 간섭 등 수면 위로… 항우연 노조, 성명 통해 행태 비판
연구현장 정치적 독립성 위한 개선 必… “NST는 중재 역할 최선을”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의 해임이 최종 부결되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의 짜맞추기식 감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그간 정부출연연구기관장들이 정권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돼 온 만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갈등 조정 및 연구현장의 정치적 독립성 유지를 위한 시스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근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이하 NST)는 이사회를 열어 3시간 가량의 격론 끝에 임 원장의 해임 권고 안건을 부결하고, 감봉 3개월 처분을 내렸다. 임 원장의 이의신청까지 기각하며 밀어붙였던 과기정통부의 해임 권고를 뒤엎은 결과다.

이번 사태로 정부출연연구기관에 대한 과기정통부의 과도한 간섭과 상부 관리감독 역할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또다시 수면 위로 오르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임 원장의 폭언과 폭행으로 발단된 사건이지만 사실상 한국형 발사체 개발본부를 둔 과기정통부와 항우연의 헤게모니 다툼이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또 일각에서는 과기정통부의 표적 감사가 아니었냐는 의심과 함께 향후 다른 출연연에서도 비슷한 사태가 발생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항우연 노동조합(이하 노조) 역시 앞서 성명을 통해 과기정통부의 일련의 행태를 비판하고 나선 바 있다.

노조는 “차기 원장은 출연연이 과기정통부의 꼭두각시가 아닌 갈등을 봉합하고 자율적이고 책임 있는 경영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항우연의 갈등을 푸는 등 실추된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과학기술 분야 출연연을 컨트롤하는 NST 역시 이번 사태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게 됐다.

한 과기계 인사는 “이번 일은 과학기술계에 상처만 남은 사건이 됐다”며 “그만큼 출연연 조직이 건강하지 못하고 알력과 파벌에 둘러싸여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것을 입증한 셈”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NST는 향후 이와 유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내부 갈등 조정시스템 및 중재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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