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엔디컷 우송대학교 총장

꽤 오랫동안 칼럼을 쓰다 보니 필자는 보이지 않는 독자들이 마치 친구들처럼 여겨진다. 그러다 보니 개인적인으로 중요한 사건들을 지면을 빌려 이야기하곤 하는데 이번엔 필자의 인생에 있어 커다란 슬픔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달 필자의 누님인 앨리스가 향년 88세의 나이로 숨을 거두었다. 미국 안에서만 수십만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코로나19로 인한 희생자 중 한 명이면서, 동시에 코로나 못지않게 많은 사상자를 내는 교통사고의 희생자이기도 하다. 미국 켄터키 주(州)에 살던 필자의 누이는 코로나 확진을 받기 약 열흘 전, 자동차 조수석에 탑승했다 트럭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88세의 고령인 데다 한쪽 폐에 구멍이 뚫리는 등 심각한 부상을 입은 그녀는 설상가상으로 코로나에 감염된 것이다.

살아생전 누이가 필자에게 얼마나 큰 존재였는지는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1941년 6월, 누이 생일날의 일이다. 아버지는 누이에게 생일 선물로 무엇을 받고 싶은지 물어보셨다. 당시 9살을 맞은 누이는 망설임 없이 비행기 한 번만 타면 소원이 없겠다고 말했고 아버지는 당시 우리가 살던 오하이오 주 신시내티 공항에서 4인용 경비행기를 탈 수 있도록 예약을 해주셨다. 누이가 뒤를 돌아보며 필자에게 ‘같이 타지 않겠니?’라고 물어본 그 순간,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걸 느낄 수 있었다. 28년간 공군으로 복무하며 하늘을 무대로 살았던 필자에게 첫 비행의 추억은 바로 9살 누이와 함께 한 비행이었다.

필자는 앨리스 누이의 장례식을 온라인으로 지켜보았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장례의식이었지만 친척들은 앨리스 누이에 대한 추억을 나누며 슬픔을 삭였다. 어쩌면 그녀의 삶이 충실했기에 슬픔보다는 그녀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으로 가득한 장례식이었다. 우울했던 2020년의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백신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미국에서 코로나로 인해 수많은 사망자가 나오는 가운데 첫 백신 투여가 시작됐다. 소의 해인 2021년에는 백신이 성공적으로 이 코로나 문제를 해결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정말 좋겠다.

필자가 총장으로 있는 우송대는 이러한 비대면 네트워크를 더욱 잘 활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학의 변화가 절실한 시기에 코로나가 엄습했는데 언택트와 컨택트를 넘나들며 대학의 혁신을 준비하고 있는 우리대학은 이러한 상황을 또 하나의 계기로 삼고자 한다. 아시아 유수의 5개 대학과 협업해 PAMS(Partnership of Asian Management Schools)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신축년인 2021년에는 분명 좋은 소식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아직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모든 독자와 가족들이 2021년에는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며 독자들께 새해 인사를 드린다.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