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아파트 매수 비중 늘지만 대출 한도 낮은 경우 박탈감

[충청투데이 이심건 기자] 3040세대가 신용대출을 받아 주택을 구입하는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돈을 마련)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신용대출을 받아서 집을 매수한 이들은 시세차익을 보는 반면, 충분한 신용대출이 나오지 않아 영끌 대란에조차 합류하지 못하는 경우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7일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대전의 아파트 매매 거래에서 30대의 비중은 지난해 12월 21.3%에서 지난 1월 21.7%로 소폭 증가했다.

2~4월에는 21.4%, 21.6%, 17.7%로 감소세를 보였지만, 5월 22.1%, 6월 22.0%로 올라갔다.

8월에는 24.8%로, 지난해 2월(24.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전 아파트 매매 가격 급등세와 전세대란, 문턱 높은 청약 당첨 등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한 '패닉 바잉(공포 매수)'이 부동산 시장을 덮쳤기 때문이다.

특히 8월에는 연령대별 통계를 작성한 이후 처음으로 전 연령을 통틀어 30대 비중이 가장 높았다.

사진 = 대출. 연합뉴스
사진 = 대출. 연합뉴스

30대에 이어 40대(23.0%), 50대(17.6%), 60대(13.0%), 70대 이상(7.6%) 순이었다.

영끌 열풍 속에서 집을 사고 싶어도 사지 못한 채 속수무책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대출을 받아도 대출금과 이자를 상환하려면 고연봉이 아닌 이상 실생활이 불가능해 무리하게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소기업에 다니고 있는 이모(36) 씨는 "3040세대들이 영끌 해 집을 사고 있다는 기사를 보면 박탈감을 느낀다"며 "주택담보대출이 나온다 해도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지역은 대출이 40%밖에 나오지 않고 나머지는 현금이 준비돼 있거나, 신용대출로 메워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사람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신용대출을 함께 받아야 하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단순노무직 등 직업에 따라 신용대출 양극화가 커질 수밖에 없다.

주부 박모(42) 씨는 “저금리 기조라고 하지만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은 이자 2%, 4%의 문제가 아니라 대출금액이 얼마나 되는지가 관건"이라며 "영끌도 능력이고 이 안에서도 양극화가 더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심건 기자 beotkkot@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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