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일 보령시장

출근길 시청 현관에 들어서면 문득 눈에 띄는 글귀가 하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주인의식, 보령의 미래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있습니다.' 이것은 직원들이 올해 4분기 자체 혁신 실천과제로 선정하여 시청사 주요 장소에 게시한 내용이다.

주인의식이란 과연 무엇일까? 주인의식을 말할 때 우리는 흔히 머슴과 많이 비교하곤 한다. 주인과 머슴의 가장 큰 차이는 일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다. 전자는 남다른 열정과 관심, 자발성, 적극성, 책임감, 능동성 등 긍정적인 이미지가 앞서는 반면, 후자는 수동성, 무책임, 적당주의, 무비전 등 전자와는 상반되는 이미지가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이러한 면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있느냐 없느냐는 미래를 준비하고 현실에 닥친 난관을 극복하는데 무엇보다도 필요한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 보령시가 직면한 가장 큰 어려움은 인구감소에 따른 지역경제 위축이다. 시가 출범한 1995년도에는 인구가 12만2000여 명을 넘었으나, 20여년이 지난 11월말 현재는 101,167명으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다. 출산율 감소와 고령에 따른 사망자 증가, 청년층의 서울 및 대도시권 전출로 올해는 작년보다 823명이 감소하는 등 기대만큼 반전을 꾀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구문제는 시 발전의 원동력이자 미래에 대한 존폐 여부가 달려 있어 그 만큼 절박하고 긴급한 현안이다.

그동안 우리 시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숨은 인구 찾기와 귀농귀촌 인구 유치 등에 적극 나서오고 있으나, 가파른 인구절벽을 막아내기에는 힘이 부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유망 중소기업을 유치하여 양질의 일자리 창출로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지만 수도권 규제 철폐, 지리적 여건 등으로 인해 그리 녹록지 않은 실정이다.

엎친데 겹친 격으로 지난 7월부터 시작된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화이트리스트 국가 배제로 기업의 지방이전은 더욱 어려움이 가속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요즘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보복에 대항하여 전 국민이 한마음 한뜻으로 일본 제품 불매와 일본으로 여행 안가기 운동을 자발적으로 펼쳐 우리나라의 자존감을 높이고 큰 성과를 내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도'할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가져 본다. 우리 시의 미래가 달려 있는 인구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 즉 주인의식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주위에 실질적으로 우리 시에 살면서 주민등록 주소를 이전하지 않은 시민이 있으면 전입을 적극적으로 독려하는 관심과 열정이 필요하다.

우리 시를 찾는 관광객들에게는 보다 친절하게 맞이하고, 항상 주위를 청결하게 가꾸는 지역사랑 운동도 더욱 발전시켜나가야 한다. 그리고 어린이, 노인, 장애인 등 사회적인 약자를 위한 따뜻한 공동체를 형성하고, 아이 낳아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과 다자녀가정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있는 성숙한 문화도 함께 높여가야 한다. 이 모든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보령시를 자손만대에게 물려주기 위한 첫걸음이라는 공감아래 11만 시민의 적극적인 동참을 기대해 본다.

왜냐면 우리 대한민국에는 위기를 도리어 '위대한 기회'로 승화시키는 현명한 국민이 있다면, 우리 보령시에는 버려진 갯벌에서 머드축제를 일구어내어 세계적인 축제로 가꾸어온 시민들의 저력을 믿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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